인도가 아몬드, 사과 등 28개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6일 인상했다. 미국이 인도에 부여하던 개발도상국 일반특혜관세제도(GSP)를 중단한 데 대한 보복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 재무부는 지난 15일 성명에서 16일부터 미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매긴다고 발표했다. 대상 품목은 미국산 사과, 아몬드, 렌틸콩과 화학제품 등 28개 제품이다. 인도는 미국이 수출하는 아몬드의 절반을 수입하고 있고, 미국이 수출하는 사과를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국가다.

인도 경제매체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호두 관세는 30%에서 120%로, 병아리콩과 렌틸콩, 화학제품 등은 30%에서 70%로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는 “미국에서 생산됐거나 수출된 28개 상품에 대해 관세를 높이되 다른 국가에 대한 관세는 기존 비율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정부는 대상 물품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2억4100만달러(약 2857억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인도의 관세 부과는 미국이 GSP를 철회한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은 1970년대부터 120개 개도국에 대해 GSP를 적용해 특정 상품을 미국으로 수출할 때 무관세 등의 혜택을 부여해왔다. 그러다 지난 4월 미 무역대표부(USTR)가 “인도가 미국에 공정하고 합리적인 시장 접근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며 이달 5일 GSP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