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경제청문회' 최후통첩에 민주당 거부…오신환 중재 무산
한국당 뺀 여야4당 내일부터 국회소집 절차 착수할 듯
'경제청문회' 발목잡힌 휴일담판…6월국회 '반쪽' 개문발차할듯
여야 3당 교섭단체가 휴일인 16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담판에 나섰지만 결국 무산됐다.

자유한국당이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내건 이른바 경제청문회 개최가 협상의 막판 걸림돌로 작용한 데 따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원내지도부는 주말인 전날과 이날에도 물밑 접촉을 이어가며 '주말 담판'을 위한 치열한 기 싸움을 벌였다.

앞서 3당은 그간 협상의 암초였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 처리와 관련한 합의안 문구 조율은 대략 완성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쟁점은 경제청문회 개최만 남겨놓은 셈이었다.

국회 차원의 청문회 개최를 끝까지 요구한 한국당과 이에 대한 불가 입장을 고수한 민주당 모두 한 치의 양보없이 맞서며 결국 절충점을 마련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사실 여야의 막판 협상이 점쳐졌던 이날 오전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원내지도부와 긴급회의를 거쳐 대국민 호소문을 단독으로 발표할 때부터 국회에는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돌았다.

이는 '선(先) 경제청문회·후(後) 추경심사'라는 최종안으로, 사실상 여당에 보내는 최후통첩이었다.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는 어제도 2시간 이상 통화를 했고 오늘 아침에도 접촉했다"며 "오늘까지 협상 타결이 안 되면 우리도 여러 가지 검토를 해보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과 한국당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해오던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협상 불발을 공식화하며 손을 들고 나서며 분위기는 한층 얼어붙었다.

오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한국당이 서로 1도 양보하지 않으려 해 협상은 깨졌다.

바른미래당의 중재 역할도 여기가 끝"이라며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6월 국회 소집을 위한 의원총회를 내일 오후 2시에 열 예정"이라며 "국회 문을 열겠다는 의지가 있는 다른 당 의원들과 함께 단독 소집요구서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제청문회' 발목잡힌 휴일담판…6월국회 '반쪽' 개문발차할듯
지루한 교착 상태를 이어간 협상 끝에 원내 1·2 당은 오히려 불신의 골만 키운 형국이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결국 국회 정상화 의지는 애초부터 없었으면서 자꾸 요구조건만 늘이며 정쟁의 소지로 협상을 악용했다고 비판했다.

원내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당이 결국 국회 정상화 의지는 없었던 것 아니냐"면서 "경제 문제는 국회만 정상적으로 연다면 얼마든지 상임위나 대정부 질문에서 따질 수 있는 문제인데 이제와 청문회를 열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한국당은 여당이 최소한 요구조건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며 제1야당을 근본적으로 존중하지 않는 것 아니냐며 의구심을 거듭 표하는 상황이다.

한국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제1야당에 대한 근본적 존중이 문제"라며 "청문회를 끝까지 받지 못하겠다는 이유가 무엇이냐. 진정성 있는 대책은 내놓지도 않으면서 무조건 우리보고 백기투항하라는 것이 집권여당의 올바른 태도냐"고 지적했다.

여야 교섭단체 3당이 막판 극적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은 일단 17일부터 6월 임시국회 소집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따라 두달 넘게 공전을 거듭해온 국회가 일단 '반쪽'으로 개문발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한국당이 단독 국회 소집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실제 국회 소집요구서가 제출된다 하더라도 의사일정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아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비롯해 주요 민생입법 처리 역시 줄줄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