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부산 팬미팅 소동 왜?…"암표 근절 위한 원칙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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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 "예매·관람자 동일해야"…'미성년팬 배려 부족' vs '전수조사 칭찬'
인기 아이돌 공연 암표 기승에 기획사들 잇단 대응책 지난 15일 방탄소년단(BTS) 팬미팅 공연이 열린 부산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일부 관객이 입장하지 못해 주최 측에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자녀를 대신해 예매한 한 학부모는 "부모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를 확인해 놓고도 자녀 입장이 안 된다는 말에 기가 막힌다"고 성토했다.
이는 공연 업계에 횡행한 암표 거래를 막고자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공연 예매자와 관람자가 동일해야 하며 이를 증명할 신분증(사본 불가)이 있어야 입장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세웠기 때문이다.
빅히트는 예매 개시 전 팬카페와 SNS 등지에 관련 공지를 구체적으로 했으나, 소동이 빚어지자 16일 재차 팬카페에 "양도받은 티켓과 본인 확인이 불가능한 티켓은 그 어떤 경우에도 입장이 불가능하다"고 상세 공지를 올렸다. ◇ 기획사들 "고가 암표 기승에 관객 보호 대책"
빅히트뿐만 아니라 아이돌 기획사들은 티켓 불법 양도를 통한 암표를 근절하고자 적극 나서고 있다.
빅히트는 예매자와 관람자 동일 원칙에 따라 엄격히 검증했지만, 기획사마다 공연 규모와 성격에 따라 그 방식엔 조금씩 차이가 있다.
몇몇 기획사는 팬덤 대비 규모가 작은 행사를 열 때나, 프리미엄 티켓이 활개 치는 스탠딩석 등 특정 구역에 한해 신분증이나 가족관계증명서를 대조하는 현장 수령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는 매크로(자동명령 프로그램)를 이용해 좋은 좌석을 싹쓸이한 뒤 프리미엄을 붙여 고가에 되파는 암표상을 비롯해 '티켓 리셀러'(reseller), '플미충'(티켓 프리미엄+충) 등을 근절해 실질 관객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실제 지난 1월 워너원의 고별 콘서트는 티켓 가격이 10만~11만 원대였지만, 매크로로 불법 예매한 티켓이 온라인에서 수백만 원부터 1천만원 대 암표로 둔갑했다.
티켓 재판매 사이트 티켓베이와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 등에선 장당 12만1천원 하는 엑소 7월 콘서트 티켓이 45만원에 올랐다.
요즘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한 티켓 직거래도 이뤄져 거래 규모가 광범위하다.
팬덤이 더욱 막강한 방탄소년단의 이번 팬미팅은 1인 1 티켓 구매만 가능해 예매자와 관람자가 같아야 한다는 공지를 적용하지 않았다면 수백만원대 티켓이 기승을 부렸을 것이란 게 공연업계 견해다.
한 기획사 공연담당 팀장은 "자녀 대신 티켓을 예매한 부모 마음은 이해되지만, 이미 관련 공지를 했기에 기획사로선 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이 돼 예외를 둘 수 없다"며 "또 그간 신분증을 위조해 적발된 관객들도 있어 신분 확인 역시 철저히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든 기획사가 이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이 아니어서 빅히트의 철저한 검증이 과도하게 느껴졌을 수 있다"며 "암표에 대한 관객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암표 근절 노력은 비단 아이돌 뿐만 아니다.
'티켓 파워'가 막강한 박효신 측도 6~7월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공연을 앞두고 매크로를 통한 부정 예매와 티켓 불법 거래가 발견됐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예매 취소 처리를 예고했다.
다수 기획사는 예매 사이트와 손잡고 배송지 한 곳에 여러 장 티켓이 몰릴 경우 이를 확인하는 작업도 한다.
한 공연 업계 관계자는 "여러 아이디로 구매한 다량 티켓이 같은 배송지로 갈 경우 예매처에서 구매자 측에 소명 자료를 요청한다"며 "가족 여럿이 동반 관람하거나, 해외 팬들이 함께 구매한 경우도 있어서다.
소명이 납득되지 않을 경우 이를 취소하며 예매처는 기획사가 요청하면 관련 정보를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 빅히트 공지 원칙 고수…'해명해' VS '칭찬해' 의견 양분
16일까지 열린 방탄소년단 부산 팬미팅은 팬클럽 아미 5기를 위한 행사로 회원에게 대다수 티켓을, 일반 관객에 일부 티켓을 판매했다.
회당 2만2천명 규모다.
이번 팬미팅을 준비하며 빅히트는 티켓 불법 거래로 인한 팬들 피해를 최소화하고 5기 회원들이 공평하게 기회를 얻도록 '팬클럽 추첨제'를 도입했다.
참가 희망자를 대상으로 신청 일자를 사전 접수받아 무작위로 추첨하고 당첨자들만 1인당 1매 티켓을 구입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티켓을 대리 구매하거나 양도받은 사람은 모두 입장이 불가했으며 신분증 사본을 제시한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일반 예매자의 경우 부모 아이디로 티켓을 구매하고 자녀가 관람하려 했다면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해도 예매자와 관람자가 동일하지 않아 입장할 수 없었다.
이런 원칙들로 공연장에 들어가지 못한 티켓 소지자들은 현장에서 주최 측에 항의하며 마찰을 빚었다.
온라인에서는 '공연 업체 경호원으로부터 성희롱 발언을 들었다', '항의하는 아버지를 경찰이 경찰차에 태워 연행했다' 등의 글도 올라왔다.
공연이 끝난 뒤 일부 관람구역 팬은 스태프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빅히트는 "팬의 성희롱 피해 주장은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며 공연 종료 후 출입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는 것도 안전을 위해 순차적으로 퇴장 안내를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도 "연행 등 경찰 관련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며 "공연 업체 보안 요원이 있고 경찰은 관리 감독 역할을 해 일선에서 마찰을 빚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자 트위터 등 SNS에는 '5기 팬미팅 해명해'와 '전수조사 칭찬해'란 해시태그가 양분돼 올라왔다.
누리꾼 사이에서도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한 미성년 팬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했다', '불법 거래에 대처하는 빅히트 칭찬한다'는 견해로 나뉘었다.
이 팬미팅은 오는 22~23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두 차례 더 열린다.
/연합뉴스
인기 아이돌 공연 암표 기승에 기획사들 잇단 대응책 지난 15일 방탄소년단(BTS) 팬미팅 공연이 열린 부산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일부 관객이 입장하지 못해 주최 측에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자녀를 대신해 예매한 한 학부모는 "부모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를 확인해 놓고도 자녀 입장이 안 된다는 말에 기가 막힌다"고 성토했다.
이는 공연 업계에 횡행한 암표 거래를 막고자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공연 예매자와 관람자가 동일해야 하며 이를 증명할 신분증(사본 불가)이 있어야 입장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세웠기 때문이다.
빅히트는 예매 개시 전 팬카페와 SNS 등지에 관련 공지를 구체적으로 했으나, 소동이 빚어지자 16일 재차 팬카페에 "양도받은 티켓과 본인 확인이 불가능한 티켓은 그 어떤 경우에도 입장이 불가능하다"고 상세 공지를 올렸다. ◇ 기획사들 "고가 암표 기승에 관객 보호 대책"
빅히트뿐만 아니라 아이돌 기획사들은 티켓 불법 양도를 통한 암표를 근절하고자 적극 나서고 있다.
빅히트는 예매자와 관람자 동일 원칙에 따라 엄격히 검증했지만, 기획사마다 공연 규모와 성격에 따라 그 방식엔 조금씩 차이가 있다.
몇몇 기획사는 팬덤 대비 규모가 작은 행사를 열 때나, 프리미엄 티켓이 활개 치는 스탠딩석 등 특정 구역에 한해 신분증이나 가족관계증명서를 대조하는 현장 수령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는 매크로(자동명령 프로그램)를 이용해 좋은 좌석을 싹쓸이한 뒤 프리미엄을 붙여 고가에 되파는 암표상을 비롯해 '티켓 리셀러'(reseller), '플미충'(티켓 프리미엄+충) 등을 근절해 실질 관객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실제 지난 1월 워너원의 고별 콘서트는 티켓 가격이 10만~11만 원대였지만, 매크로로 불법 예매한 티켓이 온라인에서 수백만 원부터 1천만원 대 암표로 둔갑했다.
티켓 재판매 사이트 티켓베이와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 등에선 장당 12만1천원 하는 엑소 7월 콘서트 티켓이 45만원에 올랐다.
요즘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한 티켓 직거래도 이뤄져 거래 규모가 광범위하다.
팬덤이 더욱 막강한 방탄소년단의 이번 팬미팅은 1인 1 티켓 구매만 가능해 예매자와 관람자가 같아야 한다는 공지를 적용하지 않았다면 수백만원대 티켓이 기승을 부렸을 것이란 게 공연업계 견해다.
한 기획사 공연담당 팀장은 "자녀 대신 티켓을 예매한 부모 마음은 이해되지만, 이미 관련 공지를 했기에 기획사로선 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이 돼 예외를 둘 수 없다"며 "또 그간 신분증을 위조해 적발된 관객들도 있어 신분 확인 역시 철저히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든 기획사가 이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이 아니어서 빅히트의 철저한 검증이 과도하게 느껴졌을 수 있다"며 "암표에 대한 관객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암표 근절 노력은 비단 아이돌 뿐만 아니다.
'티켓 파워'가 막강한 박효신 측도 6~7월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공연을 앞두고 매크로를 통한 부정 예매와 티켓 불법 거래가 발견됐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예매 취소 처리를 예고했다.
다수 기획사는 예매 사이트와 손잡고 배송지 한 곳에 여러 장 티켓이 몰릴 경우 이를 확인하는 작업도 한다.
한 공연 업계 관계자는 "여러 아이디로 구매한 다량 티켓이 같은 배송지로 갈 경우 예매처에서 구매자 측에 소명 자료를 요청한다"며 "가족 여럿이 동반 관람하거나, 해외 팬들이 함께 구매한 경우도 있어서다.
소명이 납득되지 않을 경우 이를 취소하며 예매처는 기획사가 요청하면 관련 정보를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 빅히트 공지 원칙 고수…'해명해' VS '칭찬해' 의견 양분
16일까지 열린 방탄소년단 부산 팬미팅은 팬클럽 아미 5기를 위한 행사로 회원에게 대다수 티켓을, 일반 관객에 일부 티켓을 판매했다.
회당 2만2천명 규모다.
이번 팬미팅을 준비하며 빅히트는 티켓 불법 거래로 인한 팬들 피해를 최소화하고 5기 회원들이 공평하게 기회를 얻도록 '팬클럽 추첨제'를 도입했다.
참가 희망자를 대상으로 신청 일자를 사전 접수받아 무작위로 추첨하고 당첨자들만 1인당 1매 티켓을 구입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티켓을 대리 구매하거나 양도받은 사람은 모두 입장이 불가했으며 신분증 사본을 제시한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일반 예매자의 경우 부모 아이디로 티켓을 구매하고 자녀가 관람하려 했다면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해도 예매자와 관람자가 동일하지 않아 입장할 수 없었다.
이런 원칙들로 공연장에 들어가지 못한 티켓 소지자들은 현장에서 주최 측에 항의하며 마찰을 빚었다.
온라인에서는 '공연 업체 경호원으로부터 성희롱 발언을 들었다', '항의하는 아버지를 경찰이 경찰차에 태워 연행했다' 등의 글도 올라왔다.
공연이 끝난 뒤 일부 관람구역 팬은 스태프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빅히트는 "팬의 성희롱 피해 주장은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며 공연 종료 후 출입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는 것도 안전을 위해 순차적으로 퇴장 안내를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도 "연행 등 경찰 관련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며 "공연 업체 보안 요원이 있고 경찰은 관리 감독 역할을 해 일선에서 마찰을 빚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자 트위터 등 SNS에는 '5기 팬미팅 해명해'와 '전수조사 칭찬해'란 해시태그가 양분돼 올라왔다.
누리꾼 사이에서도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한 미성년 팬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했다', '불법 거래에 대처하는 빅히트 칭찬한다'는 견해로 나뉘었다.
이 팬미팅은 오는 22~23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두 차례 더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