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학회 논문…작년 4월 기준 5분위·지니계수 등 분석 "개선 효과 있다"
작년 9월 21만→25만원 오른 효과는 "긍정적이지만 미약"


빈곤 노인의 생활 안정을 위해 도입한 기초연금으로 노인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총소득 배율은 23배에서 15배로 완화했다는 실증 분석 결과가 나왔다.
"기초연금 도입으로 5분위 배율 23→15배로 완화"
17일 박명호(홍익대 경제학부)·박대근(차의과대 데이터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재정학회가 발간한 재정학연구 최신호에 실은 '기초연금제도가 소득분배 및 빈곤에 미치는 효과' 논문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정부는 2014년 7월부터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재산 하위 70%에게 기초연금으로 월 최대 20만원을 지급하기 시작했고,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인상했다.

작년 4월부터는 월 최대 20만9천960원을 지급했고, 9월부터는 제도 도입 후 가장 큰 폭으로 인상해 월 최대 25만원 수준을 지급하고 있다.

논문은 작년 4월을 기준선으로 설정, 마이크로시뮬레이션 모형을 구축해 기초연금 도입에 따라 소득분배와 빈곤 수준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살폈다.

데이터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제10차 재정패널조사의 가구 정보 4천790개 중 수급 대상 기준에 부합하는 1천311개 가구의 것을 분석했다.

소득분배 영향은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0'이면 완전평등, '1'이면 완전불평등)와 소득 상위 20%(5분위)의 총소득을 하위 20%(1분위)의 것으로 나눈 '5분위 배율'을 이용해 도출했다.
"기초연금 도입으로 5분위 배율 23→15배로 완화"
가구 단위 분석 결과 작년 4월 기준으로 기초연금이 없었다면 지니계수는 0.4607이었을 테지만, 기초연금 때문에 0.4433으로 내렸다.

기초연금이 25만원으로 오른 작년 9월 지니계수는 0.4400으로 소폭 내렸다.

결국 제도의 도입으로 지니계수를 0.0174포인트 내리며 불평등도 완화 효과가 나타났다.

다만 지급액이 약 4만원 오른 효과는 0.0033포인트 하락에 불과했다.

5분위 배율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기준 시점에 기초연금이 없다고 가정한다면 5분위 배율은 23.18배였지만, 제도를 통해 15.42배로 완화됐다.

작년 9월 약 4만원이 오른 뒤에는 14.48배로 미세하게 개선됐다.
"기초연금 도입으로 5분위 배율 23→15배로 완화"
논문은 기초연금의 빈곤 완화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상대빈곤율(총소득이 빈곤선보다 같거나 낮은 노인의 비중)을 이용했다.

빈곤선은 총소득 중간값의 30%선(연 850만5천원원), 40%선(연 1천134만원), 50%선(연 1천417만5천원)을 각각 사용했다.

이 결과 상대빈곤율은 기초연금이 없는 경우 18.6∼26.6% 사이였지만, 기초연금이 있는 경우는 1.5∼2.4%포인트 개선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작년 9월 기초연금 액수를 약 4만원 올린 뒤 개선 효과는 0.2∼0.4%포인트로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었다.

논문은 "분석 결과 제도가 도입되지 않았더라면 소득분배와 빈곤은 더 악화했을 것"이라며 "이는 제도 도입 자체가 소득분배 개선과 빈곤 완화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작년 9월 액수를 올린 정책은 긍정적이기는 했지만 인상 규모가 충분하지 않아 미약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