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진 윈체 대표가 사업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김형진 윈체 대표가 사업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3조원 규모의 국내 창호 시장은 LG하우시스, 현대L&C, KCC 등 대기업 계열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그 사이에서 꿋꿋하게 존재감을 뽐내는 강소기업이 있다. 1991년 설립된 윈체다. 이 회사는 창호 생산부터 시공, 사후관리(AS)까지 일원화해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는 독특한 시스템을 고집한다. 대리점 아웃소싱을 하지 않고 이렇게 공정하는 곳은 윈체가 유일하다.

김형진 대표는 “아웃소싱을 하지 않고 우리가 관할하기 때문에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이 가능할 뿐 아니라 높은 품질을 유지한다”며 “건설사에서 ‘윈체는 믿고 맡길 만하다’며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창호공장 갖춘 ‘다크호스’

사업의 시작은 포항제철(현 포스코)로 거슬러 올라간다. 포항제철 계열사인 제철화학이 1991년 오스트리아 기업과 제휴를 맺어 폴리염화비닐(PVC) 창호 사업을 시작한 게 모태다. 이후 동양제철화학(현 OCI)이 포스코의 PVC 창호 부문을 인수한 뒤 ‘윈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2009년 OCI는 사업 집중을 위해 PVC 창호 사업부인 윈체를 매각했고, 이를 대신시스템이 인수했다. 대신시스템은 PVC 창호 조립 가공업체로 윈체의 관계사다.

여러 번의 손바뀜을 거쳐 본격적인 사업을 하기에 앞서 윈체는 충북 충주에 16만5000㎡ 규모의 창호 생산공장을 완공했다. 국내 창호공장 중 최대 규모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선두기업과의 경쟁 기반을 갖추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것이다.

김 대표는 “원자재 생산부터 가공, 조립, AS까지 가능한 창호 종합기업의 면모를 갖춘 뒤 회사가 급성장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윈체는 최근 3년간 신축 아파트 12만 가구의 창호를 시공했다. 상위 10대 건설사 납품 비중은 70%에 달한다. 김왈수 창업자 겸 전 회장의 아들인 김 대표는 1999년 입사해 2009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한 시스템이 가동하기 시작하면서 인수 당시 90억원 수준이던 매출이 지난해 1700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일원화 시스템’으로 차별화

창호는 압출과 가공·조립, 납품 및 시공, AS 순서를 거친다. 대부분 창호업체는 압출만 직접 할 뿐 가공 및 조립, AS 등은 전국 대리점에 위탁한다. 윈체는 이 모든 과정을 본사가 직접 맡는 ‘일원화 시스템’을 고집한다.

윈체는 얼마 전부터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으로 외연 확대에 나섰다. 홈쇼핑에서 12년 무상 보증 서비스를 내건 시공 패키지를 판매하는 등 소비자를 대상으로 공격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김 대표는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더라도 노후 창호를 교체하려는 리모델링 수요는 꾸준히 늘 것”이라며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한 브랜드 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엔 세계 1위 시스템 창호 업체인 독일의 베카와 사업 제휴를 맺었다. 베카의 프리미엄 창호를 국내에 선보이는 등 고급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창호를 기반으로 다른 인테리어 분야에도 진출하는 등 꾸준히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창호 강소기업으로 입지를 더 탄탄히 굳히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