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불황에도 불구하고 주요 증권사의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채권 금리가 급락하면서 평가이익이 커졌고,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증가, 투자은행(IB) 사업 호조 등도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다.

17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2분기에 삼성증권은 1130억원의 순이익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1000억원)보다 규모가 13.3% 증가할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이 분석하는 5개 증권사 중 예상 증가폭이 가장 크다. NH투자증권(11.7%), 한국금융지주(3.3%), 미래에셋대우(1.6%) 등도 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하이투자증권은 내다봤다
주식시장 부진에도…증권사들 好실적 왜?
키움증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790억원)보다 27.6% 줄어든 570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5개사 순이익 전망치 총합은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6392억원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5540억원보다도 15.4% 많다.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채권 금리 급락에 따른 평가이익 증가가 꼽힌다. 주식시장 부진으로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실적은 악화됐지만, 채권 평가이익으로 이를 만회할 것이란 분석이다.

ELS 조기상환이 지난 분기에 비해 40.5%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실적 개선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ELS가 조기상환되면 증권사로서는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고, 다른 상품 판매로도 이어질 수 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증권사들이 지난 2~3년간 키워온 IB 사업의 이자수익이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할 것”이라며 “상반기 호실적은 주당배당금(DPS: 총배당금/주식수) 증가로 이어져 증권회사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최근 수년간 순이익을 크게 늘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순이익은 2016년 2조1338억원→2017년 3조8071억원→2018년 4조1736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순이익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최대치다.

1분기엔 1조460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1분기보다 0.6%, 전 분기 대비로는 183.7% 증가했다. 1분기 실적을 부문별로 보면 기타자산 손익이 전 분기 1974억원 손실에서 1조4784억원 순이익으로 반전했다.

펀드이익(7015억원), 대출(6488억원), 외환 관련 이익(1281억원)도 적지 않게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요 증권사는 IB와 자산관리 등 다양한 부문의 이익이 늘며 수익구조가 다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