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수 끝에 사시 합격…고검장 안거치고 총장행
국감장서 "사람에 충성 안한다"고 한 강성 검사
또래보다 늦게 검사복을 입었으나 윤 후보자는 ‘강골 검사’ ‘뼛속까지 검사’라는 평가를 받으며 ‘특수통’으로 승승장구했다. 2006년엔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을, 2007년엔 변양균·신정아 사건, 부산저축은행 사건 등을 수사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엔 ‘오른팔’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후원자’ 고(故) 강금원 회장을 구속하기도 했다. 2009년부터는 대검찰청 중앙수사1과장,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1부장 등 검찰 내 요직도 꿰찼다. 한번 목표가 정해지면 주위 사람들의 말을 잘 듣지 않아 ‘독불장군’ 스타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2013년 10월 수원지검 여주지청장 시절 이른바 ‘항명 파동’을 일으키며 검사 인생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으로 있으면서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의 허가 없이 국정원 직원들의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는 등 검찰 간부들과 마찰을 빚었다. 그는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검찰 수뇌부의 수사 외압을 폭로하면서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 정권에 반기를 든 대가는 혹독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검찰 내 ‘한직’으로 불리는 고등검찰청으로 좌천됐다.
윤 후보자는 2016년 12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팀에 수사팀장으로 전격 합류하면서 부활했다. 초기엔 특검팀 합류를 거절했으나, 박영수 특검의 설득으로 승낙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자는 60억원대 재산을 보유한 검찰 내 최고 자산가다. 그러나 그의 재산 대부분은 52세 때인 2012년 결혼한 배우자 명의로 돼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