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협상 고비마다 북중 정상회담…靑 "협상 조기재개 기여 기대"
시진핑 방북뒤 이달 말 트럼프·文대통령과도 회담…김정은 메시지 주목
시진핑, 북핵 교착 속 깜짝 방북…北 협상 복귀 신호탄 가능성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오는 20∼21일 북한을 방문하기로 하면서 지난 2월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난 이후 교착상태가 길어지던 비핵화 협상에 반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시작된 협상 국면에서 고비 때마다 시진핑 주석과 만나왔다는 점에서 이번 북중정상회담이 북한의 비핵화 협상 복귀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이 작년 이후 4차례나 방북했다는 점에서 이번엔 시 주석이 방북할 차례라는 전망은 많았지만, 6월 말에 방북할 것이라는 관측은 극히 드물었다.

그야말로 '깜짝 방문'인 셈이다.

무엇보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갈등에 대응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어 북한에 눈을 돌릴 겨를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특히 비핵화 협상이 전혀 돌파구를 만들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나 김 위원장이나 모두 서로 주고받을 선물도 마땅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았다.

물론 김정은 위원장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는 등 상황 변화 조짐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결정적이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이런 여건 속에서 시 주석의 방북이 전격적으로 성사되자 외교가에서는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긍정적인 신호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시 주석의 방북과 관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협상의 조기 재개와 이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도 "뭔가 긍정적인 계기가 있으니까 북·중 정상회담이 성사된 것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그간 비핵화 협상의 주요 고비마다 중국을 방문했다.

지난해 3월 25∼28일 첫 방중은 북미가 1차 정상회담 개최를 확정하고 첫 남북정상회담을 한 달 정도 앞둔 때였고, 2차 방중(5월 7∼8일)과 3차 방중(6월 19∼20일)은 6·12 정상회담 전후였다.

지난 1월 7∼10일 4차 방중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한달여 앞두고 이뤄졌다.

이희옥 성균중국연구소장은 "현재 중국 정부는 북미정상회담이 임박했다고 보는 것 같다"며 "이에 앞서 사전에 북한과 관계의 정리정돈이 필요하다고 보고 시진핑 주석이 북한에 들어가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진핑, 북핵 교착 속 깜짝 방북…北 협상 복귀 신호탄 가능성
시 주석이 방북 이후 오는 27∼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더욱 기대된다.

시 주석이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할 자신이 없다면 굳이 이 시기를 택해 방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시 주석의 방북을 신호탄으로 남북정상회담 조기 개최 가능성도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시 주석이 미국과의 무역갈등을 의식해 비핵화 협상에서 '버티기'에 들어간 북한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고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방북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협상에 대한 결심이 선 상태에서 시진핑 주석과 사전교감하기 위해 만난다기보다는 연말까지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동력을 얻기 위한 회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