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철外 신인석 추정 다른 위원도 "인하 당위성 있다"
"예고후 정책전환이 바람직"…다수는 "하방 위험있지만 지켜봐야"
5월 금통위 '인하 의견' 사실상 2명…인하 기대감 확대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한 지난달 3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소수의견을 냈던 조동철 위원 외에 다른 위원 1명도 사실상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달 18일 금통위에서는 최소 두 명이 명시적으로 금리인하 의견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은이 연내 금리를 내릴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8일 공개한 '2019년도 제10차(5월 31일 개최)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성장 경로의 하방 리스크 확대와 물가의 부진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인하의 당위성이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다만, "예고 후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좋겠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다음 회의에서 금리인하 입장을 내겠다고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는 발언이다.

그는 "현재 우리 경제의 성장경로가 4월 조사국 전망인 2.5%에 부합되는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고도 말했다.

해당 발언을 한 위원은 신인석 위원으로 추정된다.

금통위는 의사록에 "신 위원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데 대해서는 찬성하나, 의결 문안의 '국내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 부분에 의견을 달리했다"고 적었다.

신 위원은 조 위원과 함께 금통위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여겨져 왔다.

앞서 이날 회의에서 금리인하 소수의견 밝힌 것으로 알려진 조 위원은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은 가운데 경제의 하방위험이 현실화되고 있으므로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민간부문의 경기 하락 및 물가상승률 둔화추세를 완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 배경을 밝혔다.

반면 이들을 제외한 다수 위원은 무역분쟁 격화 등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에 공감하면서도 하반기 경기가 개선되고 물가흐름도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리를 동결하고 상황을 지켜보는 게 좋겠다는 견해를 보였다.

한 위원은 "비록 전망의 하방 리스크가 다소 높아졌으나 향후 성장과 물가 흐름이 점차 나아지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대내외 여건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결 의견을 나타낸 다른 위원도 "대외 여건의 하방리스크가 확대되고 국내 성장세가 약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보다 정확한 변화는 2분기 지표들을 통해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물가 상승률 전망과 관련해서도 위원들 간 의견이 엇갈렸다.

신 위원으로 추정되는 위원은 "최근 환율상승은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현재까지의 물가상승률 추이를 고려할 때 올해 물가상승률은 1%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고, 조 위원은 "현재의 경기하강 추세가 지속될 경우 경제 전반의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을 상당 폭 하회하는 수준에서 장기간 머무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동결 의견을 낸 다른 위원은 물가에 대해 "정부의 복지 및 민생안정 정책 등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국제유가, 환율 등 상방 리스크도 병존하고 있다"며 "물가상승률은 현재의 수준에서 점차 높아져 하반기 중에는 1%대 초중반 수준을 나타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달 31일 회의에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다.

이날 회의에서 조 위원 1명만이 명시적으로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이후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한은 창립 제69주년 기념사에서 통화정책과 관련해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혀 정책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런 발언을 두고 시장에서는 이르면 내달도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진영에서는 올해 2차례 인하도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5월 금통위 '인하 의견' 사실상 2명…인하 기대감 확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