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강 땐 B+가 최고" 숭실대 학점 가장 짜다…경기대·단국대·영남대도 '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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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경 이공계 대학 평가
졸업생 학점 엄정성 순위
졸업생 학점 엄정성 순위
국내 주요 이공계 대학 가운데 학점을 가장 엄격하게 매기는 곳은 숭실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 특성화대학들은 대체로 학점을 후하게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9 이공계 대학 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숭실대 졸업생 가운데 A학점 이상 비율은 20.4%였다. 조사 대상 50개 대학 평균인 37.8%보다 17.4%포인트 낮았다. 산술적으로 비교하면 고학점을 얻기 위한 경쟁이 다른 학교보다 두 배 이상 치열하다는 얘기다. 숭실대는 지난해 졸업생의 A·B·C학점 비율을 점수로 환산한 졸업생 성적의 엄정성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17년에 이어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숭실대의 ‘짠’ 학점은 엄격한 학사 관리를 위한 제도적 노력의 결과물이다. 숭실대는 2014년 성적이 나쁜 과목의 학점을 학생이 스스로 포기할 수 있는 학점포기제를 전국에서 가장 먼저 없앤 학교다. 성적증명서에 재수강 과목을 표시하는 재수강기록제도 도입했다. 재수강하면 성적표에 기록으로 남는 만큼 학생들은 한 번의 수강에서 고학점을 얻기 위해 더 노력할 수밖에 없다.
2015년에는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전후해 재수강 제한 규정을 강화했다. 재수강으로 받을 수 있는 최고 학점을 A-에서 B+로 낮췄다. 재수강이 가능한 학점도 C+에서 D+로 낮춰 재수강 요건을 엄격히 했다. 재수강이 가능한 과목은 12과목에서 8과목으로 줄여 학점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을 줄였다. 숭실대 관계자는 “학사관리를 엄격하게 하면서 학점 받기 좋은 수업에 학생이 몰리는 현상이 사라졌다”며 “앞으로도 학사 관리 우수 대학으로 손꼽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숭실대에 이어 학점을 엄정하게 매긴 곳은 경기대 단국대 영남대 순이었다. 경기대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위에 올랐다. 경기대는 지난해 조사 대상 대학 중 B학점 미만 성적으로 졸업한 학생 비율(13.7%)이 숭실대(14.6%) 다음으로 높았다. 경기대 학사지원팀 관계자는 “지난해 학점당 수강생 비율을 A학점 20~30%, B학점 20~40% 등으로 정했다”며 “학사 관리의 엄정성과 성적을 매기는 교수의 자율성을 동시에 확보했다”고 말했다. 경기대에 이어 3위에 오른 단국대는 지난해(12위)보다 순위를 9계단이나 끌어올렸다. 단국대는 지난해 전체 졸업생 중 A학점 이상이 26.6%에 불과했다.
교육의 질 부문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과학 특성화대학들은 학점이 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의 질 부문 1위 포스텍은 성적 엄정성 항목에서 49위에 그쳤다. 교육의 질 부문에서 포스텍의 뒤를 이어 2위, 3위에 오른 KAIST와 UNIST는 각각 47위, 48위로 나란히 하위권에 머물렀다. 교육의 질 부문 6위인 GIST는 학점 엄정성에선 32위였다. 이들 네 개 특성화대학에서 지난해 A학점 이상을 받은 졸업생 비율은 평균 59.6%에 달했다. B학점 미만 졸업생 비율은 1.1%에 그쳤다. 이들 네 개 대학 졸업생 1779명 중 19명만이 B학점 미만 성적으로 졸업장을 받았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학점 부풀리기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취업난으로 고학점 경쟁에 내몰린 학생들의 현실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학점 따기 쉬운 수업보다 양질의 수업에 학생들이 수강 신청을 하도록 학사관리를 손봐야 한다는 데 많은 대학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2019 이공계 대학 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숭실대 졸업생 가운데 A학점 이상 비율은 20.4%였다. 조사 대상 50개 대학 평균인 37.8%보다 17.4%포인트 낮았다. 산술적으로 비교하면 고학점을 얻기 위한 경쟁이 다른 학교보다 두 배 이상 치열하다는 얘기다. 숭실대는 지난해 졸업생의 A·B·C학점 비율을 점수로 환산한 졸업생 성적의 엄정성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17년에 이어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숭실대의 ‘짠’ 학점은 엄격한 학사 관리를 위한 제도적 노력의 결과물이다. 숭실대는 2014년 성적이 나쁜 과목의 학점을 학생이 스스로 포기할 수 있는 학점포기제를 전국에서 가장 먼저 없앤 학교다. 성적증명서에 재수강 과목을 표시하는 재수강기록제도 도입했다. 재수강하면 성적표에 기록으로 남는 만큼 학생들은 한 번의 수강에서 고학점을 얻기 위해 더 노력할 수밖에 없다.
2015년에는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전후해 재수강 제한 규정을 강화했다. 재수강으로 받을 수 있는 최고 학점을 A-에서 B+로 낮췄다. 재수강이 가능한 학점도 C+에서 D+로 낮춰 재수강 요건을 엄격히 했다. 재수강이 가능한 과목은 12과목에서 8과목으로 줄여 학점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을 줄였다. 숭실대 관계자는 “학사관리를 엄격하게 하면서 학점 받기 좋은 수업에 학생이 몰리는 현상이 사라졌다”며 “앞으로도 학사 관리 우수 대학으로 손꼽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숭실대에 이어 학점을 엄정하게 매긴 곳은 경기대 단국대 영남대 순이었다. 경기대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위에 올랐다. 경기대는 지난해 조사 대상 대학 중 B학점 미만 성적으로 졸업한 학생 비율(13.7%)이 숭실대(14.6%) 다음으로 높았다. 경기대 학사지원팀 관계자는 “지난해 학점당 수강생 비율을 A학점 20~30%, B학점 20~40% 등으로 정했다”며 “학사 관리의 엄정성과 성적을 매기는 교수의 자율성을 동시에 확보했다”고 말했다. 경기대에 이어 3위에 오른 단국대는 지난해(12위)보다 순위를 9계단이나 끌어올렸다. 단국대는 지난해 전체 졸업생 중 A학점 이상이 26.6%에 불과했다.
교육의 질 부문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과학 특성화대학들은 학점이 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의 질 부문 1위 포스텍은 성적 엄정성 항목에서 49위에 그쳤다. 교육의 질 부문에서 포스텍의 뒤를 이어 2위, 3위에 오른 KAIST와 UNIST는 각각 47위, 48위로 나란히 하위권에 머물렀다. 교육의 질 부문 6위인 GIST는 학점 엄정성에선 32위였다. 이들 네 개 특성화대학에서 지난해 A학점 이상을 받은 졸업생 비율은 평균 59.6%에 달했다. B학점 미만 졸업생 비율은 1.1%에 그쳤다. 이들 네 개 대학 졸업생 1779명 중 19명만이 B학점 미만 성적으로 졸업장을 받았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학점 부풀리기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취업난으로 고학점 경쟁에 내몰린 학생들의 현실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학점 따기 쉬운 수업보다 양질의 수업에 학생들이 수강 신청을 하도록 학사관리를 손봐야 한다는 데 많은 대학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