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갑부 가문 밴더빌트가(家)의 상속녀 글로리아 밴더빌트가 17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5세. 글로리아는 이달 초 위암 말기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리아는 19세기 후반 미국 최대 부호였던 ‘철도왕’ 코닐리우스 밴더빌트의 5대손이다. 그는 1924년 뉴욕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자랐다. 아버지가 사망한 뒤 400만달러(약 47억원)의 유산을 상속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뉴욕으로 돌아온 글로리아는 패션디자이너 겸 화가·작가로 활동했다. 1970년대 ‘글로리아 밴더빌트 디자이너진’을 설립해 직접 디자인한 청바지를 선보였다. ‘마이 웨이’를 부른 프랭크 시나트라, 영화 ‘대부’의 말런 브랜도 등 당대 스타들과 염문을 뿌리기도 했다.

글로리아는 케이블 뉴스 채널 CNN방송의 간판 앵커인 앤더슨 쿠퍼의 어머니로 유명하다. 쿠퍼는 이날 방송을 통해 “(어머니는) 인생을 사랑하고 자신의 방식대로 살았던 비범한 여성”이라며 “화가 겸 작가이자 디자이너였고, 놀라운 어머니이자 아내이면서 친구였다”고 회고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