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산 소고기가 한국인의 밥상에 오른 지 올해로 30년이 됐다.

소갈비·소불고기 찾던 한국인, 샤부샤부·와규초밥도 즐겨 먹네
호주축산공사는 18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한국 진출 3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은 호주의 소고기 수출국 중 일본, 미국에 이어 세 번째 큰 시장”이라며 “1990년대 연 6만t 안팎에 불과했던 수출량은 지난해엔 17만t으로 30년간 약 세 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국인의 1인당 소고기 소비량은 지난해 12.6㎏이었다. 1990년 4.1㎏에 비해 세 배 늘었다. 아시아 국가 중 1인당 소고기 소비량도 일본(7㎏), 중국(4㎏)보다 많다.

호주 소고기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수입이 허용됐고, 1989년 호주축산공사 한국 기술대표부가 설립되면서 본격적으로 유통되기 시작했다. 같은 해 미국산 소고기 수입도 이뤄졌다.

소고기는 1990년대 이전까지 닭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값이 월등히 비쌌다. 호주산 소고기는 청정 지역에서 방목한 점을 앞세워 한우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면서 소고기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주산 소고기는 2003년 미국 광우병 발병으로 약 6년간 미국산 수입이 금지된 기간에 전체 소고기 가격을 안정시키는 역할도 했다.

2005년 호주산 소고기 수입량은 처음으로 10만t을 넘어섰다. 국내 시장 점유율도 30% 안팎에 도달했다. 이후 2011년 국내 구제역 발생 때도 호주산 소고기는 대량으로 들어왔고, 2014년 한국과 호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수입량은 더 증가했다.

한국인이 자주 먹는 부위도 달라졌다. 한국 진출 초기 목초를 먹인 소고기를 주로 수출하던 호주축산공사는 곡물로 사육한 소고기와 호주산 와규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주요 프랜차이즈와 협업하거나 가정간편식(HMR)에 들어가는 물량도 늘었다.

고혁상 호주축산공사 한국대표부 지사장은 “갈비, 로스구이, 불고기 등에 한정됐던 한국인의 소고기 소비 문화가 스테이크, 샤부샤부, 햄버거, 와규초밥 등으로 다양해졌다”며 “부산물을 포함해 50여 개 부위가 한국에 수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는 먹이는 사료의 종류에 따라 육향과 육질이 차이가 난다. 목초를 먹인 소는 운동량이 많아 근육이 단단해 찜, 탕 등을 끓여먹는 데 적합하다. 와규는 지방질이 많아 스테이크 등에 더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