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정 서울대 총장(왼쪽)이 1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니어재단 조찬포럼에 참석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oo@hankyung.com
오세정 서울대 총장(왼쪽)이 1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니어재단 조찬포럼에 참석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oo@hankyung.com
“올 들어 5개월간 한국 창업 숫자는 중국의 이틀치도 안 된다.”(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

“미국과 중국의 교수들은 정보기술(IT)기업 임원을 겸직하는 일이 많다. IT기업이 보유한 거대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어서다. 한국 대학은 겸직이 안 되니 전문가를 영입하기가 어렵다.”(오세정 서울대 총장)

니어재단(이사장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1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산업전환기의 핵심인력 양성체계 혁신’을 주제로 연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 분야에서 국내 인력의 양질이 경쟁국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가 연구소부터 짓거나 기술금융을 확대하는 등의 기존 산업 지원정책에 앞서 인력 양성 인프라부터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총장은 “알파고의 등장으로 AI의 중요성이 부각됐을 때 정부의 대응은 일단 연구소를 세우는 것이었다”며 “경쟁국들은 인재 양성 방안부터 마련하는데 우리는 장기적인 청사진이 없이 연구개발(R&D) 생태계 구축에 집중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에서부터 개념설계와 같은 창의적 역량과 고도의 문제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덕현 혁신과융합협동조합 이사장은 “융합형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정부 부처마다 제각각인 인재 양성 사업을 통합하고, 교육 방식도 기업과 사회가 주도하고 정부는 지원하는 형태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중국의 1일 창업 기업 수는 1만8000개인 데 비해 한국은 올해 5월까지 전체 창업 기업 수가 3만여 개에 그친다”며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 인프라가 너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한국 소프트웨어 인력은 연간 1만 명 늘어나는 반면 중국은 80만 명 안팎씩 늘어나는데 인구가 25배 차이임을 감안해도 너무 큰 격차”라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