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장 주재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경제청문회 등 놓고 합의점 못 찾아
여야, 국회 일정합의 불발…문의장 "합의안되면 24일 시정연설"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은 18일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회동에서 6월 임시국회 일정을 협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문 의장은 이 자리에서 여야 간 일정합의에 진전이 없으면 다음 주 월요일(24일)에는 정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시정연설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만났다.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전날 6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함에 따라 국회 의사일정 논의를 위해 문 의장이 소집한 자리였지만, 여야 원내대표들은 절충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의장님이 합의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이견이 아직 해소될 상황은 못 된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오늘은 특별히 말씀드릴 것이 없다"며 합의 불발 소식을 전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경제청문회 개최' 등 국회 정상화 조건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6월 국회가 시작되는 오는 20일 정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시정연설을 듣는 데 이어 추경안과 각종 민생법안 처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에서 문 의장에게 "한국당을 제외한 4당만이라도 일을 진행하겠다.

열 수 있는 상임위원회는 다 열고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라며 "20일에 추경 시정연설을 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문 의장은 "가능한 한 일정을 합의해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

협의를 통해 20일에 시정연설을 하면 좋지만 그렇게 되지 못하더라도 다음 주 월요일(24일)까지는 합의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합의를 통해 제대로 된 국회 정상화를 이루는 게 먼저라는 것이 문 의장의 생각이다.

문 의장은 다만 "의사일정 합의에 실패하면 24일에는 시정연설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정연설 등 일정은 원칙적으로 교섭단체가 협의해야 하지만, 협의가 되지 않을 경우 의장이 직권으로 결정할 수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우리는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원내대표의 방안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법안 철회와 경제청문회 개최 등을 국회 등원 조건으로 내걸며 민주당에 맞서고 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국회가 정부를 상대로 경제적 문제에 관해 얘기하려고 하는 것 자체를 정부·여당이 막을 권리가 없다"며 "한국당은 추경을 연계시키지 않고 조건 없는 정상화에 참여하길 바란다"며 민주당과 한국당의 상호 양보를 촉구했다.
여야, 국회 일정합의 불발…문의장 "합의안되면 24일 시정연설"
한편,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원내지도부는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 앞서 문 의장을 별도로 만나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발생한 사안들을 놓고 얘기를 나눴다.

한국당 원내지도부는 특히 문 의장이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바른미래당 지도부의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 사보임' 신청을 받아들인 것과 한국당 임이자 의원에 대한 문 의장의 강제추행 의혹을 문제 삼았다.

이 자리에서 문 의장은 "전체를 보는 심판 입장에서 (사보임 신청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고, 나 원내대표는 "정치적 의미를 갖는 중요한 사보임이었는데 숙고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이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또한 이 원내대변인은 "문 의장은 임이자 의원 문제와 관련해 '안타깝다'는 말씀을 했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