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서 일회용 주사기 50만개 쓰는데…재사용 막는 안전주사기는 5만개도 안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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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
월평균 급여 청구 건수 분석
일회용 주사기는 사용 과정서
2차감염 우려에도 현장 인식 미흡
월평균 급여 청구 건수 분석
일회용 주사기는 사용 과정서
2차감염 우려에도 현장 인식 미흡
2015년과 2016년,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한 C형 간염 집단 발병 사태 이후에도 안전주사기 사용에 대한 의료 현장의 여건 및 인식 개선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주사기는 찔림 등의 안전사고를 막고, 한 번 쓴 주사기는 재사용이 불가능하도록 설계된 의료용 주사기다.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안전주사기류 사용에 건강보험 적용이 시작된 2018년 10월부터 올 3월까지 국내 안전주사기류 월평균 급여 청구 건수는 안전주사기 3만여 건, 안전나비침 1만5000여 건, 안전주사침 3700여 건에 불과했다. 1500~2000병상 규모의 상급종합병원 한 곳에서 한 달에 사용하는 일회용 주사기가 통상 40만~50만 개임을 감안할 때 국내 전체 주사기 사용량에서 안전주사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작은 셈이다.
일회용 주사기는 사용 과정에서 병원균이나 바이러스, 혈액 등에 직접 노출되기 때문에 오염은 물론 2차 감염 우려가 있다. 바늘에 의한 안전사고도 일어날 수 있어 세계보건기구(WHO)는 안전주사기 사용을 의무화하도록 권고한다.
국내에서는 2015년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 2016년 강원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과 서울 동작구 서울현대의원에서 수백 명이 집단으로 C형 간염에 걸렸다. 지난달에는 파키스탄 남부 지역에서 어린이를 포함한 수십 명의 주민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됐다. 이는 모두 의료용 주사기 재사용이 원인이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사용자의 손과 주사침의 격리성 △재사용 봉쇄 △단순 용이한 취급법 등을 요건으로 하는 안전주사기의 사용이 의무화돼 있다.
국내에서도 2016년 5월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을 금지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뒤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2017년 3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안전주사기 보급은 더딘 실정이다. 지난 1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혜숙 의원은 의료용 일회용품 사용과 관련한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일회용 주사기 사용 규정 위반 시 과징금 상한액을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의료기기에 의한 의료계 종사자의 피부 손상 사고는 연간 100병상당 9.4건 발생했다. 주사침 원인이 8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간호사와 의사 등 의료 현장에 직접 노출된 직종의 피해 비율이 가장 높았다. 작업별로는 채혈(22.9%), 주삿바늘 뚜껑 개폐(20.8%), 수술(19.6%), 정맥 주사(12.3%) 등에서 주로 발생했다. 현행 기준에 따르면 안전주사기 사용은 △혈액 매개 감염병 환자 및 의심 환자 △응급실 내원 환자 △중환자실 입원 환자의 경우에만 세부 규정에 허용된 개수에 한해 건강보험급여가 인정된다.
전문가들은 효율적인 감염 관리는 물론 환자 및 의료인의 안전 등을 위해 안전주사기 사용을 확대하려면 안전주사기를 둘러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건강보험 적용 범위와 허용 수량을 늘리는 등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안전주사기 요건을 엄격하게 관리해 부실한 제품의 난립을 막고 성능 및 품질을 담보해 사용 유인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안전주사기류 사용에 건강보험 적용이 시작된 2018년 10월부터 올 3월까지 국내 안전주사기류 월평균 급여 청구 건수는 안전주사기 3만여 건, 안전나비침 1만5000여 건, 안전주사침 3700여 건에 불과했다. 1500~2000병상 규모의 상급종합병원 한 곳에서 한 달에 사용하는 일회용 주사기가 통상 40만~50만 개임을 감안할 때 국내 전체 주사기 사용량에서 안전주사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작은 셈이다.
일회용 주사기는 사용 과정에서 병원균이나 바이러스, 혈액 등에 직접 노출되기 때문에 오염은 물론 2차 감염 우려가 있다. 바늘에 의한 안전사고도 일어날 수 있어 세계보건기구(WHO)는 안전주사기 사용을 의무화하도록 권고한다.
국내에서는 2015년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 2016년 강원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과 서울 동작구 서울현대의원에서 수백 명이 집단으로 C형 간염에 걸렸다. 지난달에는 파키스탄 남부 지역에서 어린이를 포함한 수십 명의 주민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됐다. 이는 모두 의료용 주사기 재사용이 원인이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사용자의 손과 주사침의 격리성 △재사용 봉쇄 △단순 용이한 취급법 등을 요건으로 하는 안전주사기의 사용이 의무화돼 있다.
국내에서도 2016년 5월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을 금지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뒤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2017년 3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안전주사기 보급은 더딘 실정이다. 지난 1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혜숙 의원은 의료용 일회용품 사용과 관련한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일회용 주사기 사용 규정 위반 시 과징금 상한액을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의료기기에 의한 의료계 종사자의 피부 손상 사고는 연간 100병상당 9.4건 발생했다. 주사침 원인이 8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간호사와 의사 등 의료 현장에 직접 노출된 직종의 피해 비율이 가장 높았다. 작업별로는 채혈(22.9%), 주삿바늘 뚜껑 개폐(20.8%), 수술(19.6%), 정맥 주사(12.3%) 등에서 주로 발생했다. 현행 기준에 따르면 안전주사기 사용은 △혈액 매개 감염병 환자 및 의심 환자 △응급실 내원 환자 △중환자실 입원 환자의 경우에만 세부 규정에 허용된 개수에 한해 건강보험급여가 인정된다.
전문가들은 효율적인 감염 관리는 물론 환자 및 의료인의 안전 등을 위해 안전주사기 사용을 확대하려면 안전주사기를 둘러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건강보험 적용 범위와 허용 수량을 늘리는 등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안전주사기 요건을 엄격하게 관리해 부실한 제품의 난립을 막고 성능 및 품질을 담보해 사용 유인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