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2020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란 문구가 새겨진 빨간 모자를 쓴 2만여 명의 지지자 앞에 선 그는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Keep America Great)’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로써 제46대 미국 대통령을 뽑을 2020년 11월 3일 대선을 향한 16개월여에 걸친 대장정이 막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州) 올랜도 암웨이센터에서 출정식을 열고 “재선 캠페인을 시작하려고 여러분 앞에 섰다”며 “우린 계속해서 미국을 위대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 ‘스윙 스테이트’(경합 주)인 플로리다에서 재선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2만 명을 수용하는 암웨이센터는 전날부터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일찌감치 좌석이 매진됐다. 주최 측은 “건물 밖 대형 스크린을 통해 출정식을 본 사람들이 더 많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 경제는 세계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지난 2년간 다른 어떤 대통령보다 많은 걸 이뤄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68번의 뉴욕증시 최고치 경신’, ‘51년 만의 최저 실업률’ ‘기업규제 완화’ 등을 업적으로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에 대해 “마녀사냥”이라며 “공모도 사법 방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을 향해선 “나라를 분열시키며 파괴하고 있다”고 공격했고 주류 언론들을 ‘가짜 뉴스’라고 비난했다.

연단에 오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미국엔 도널드 트럼프를 위한 4년이 더 필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출정식에는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장녀 이방카 부부 등 온 가족이 총출동했다.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 새 일자리가 600만 개 생겨났고 실업률은 사상 최저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의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새 정책 아젠다나 화합의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도 오는 26∼27일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20명의 후보가 2개 조로 나뉘어 첫 TV토론을 하고 경선 레이스에 들어간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