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넥신·툴젠 합병…"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시총 2조원대 '툴제넥신' 탄생
유전자백신+유전자교정 기술 융합
차세대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 계획
"국내 바이오 M&A 활발해질 것"
유전자백신+유전자교정 기술 융합
차세대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 계획
"국내 바이오 M&A 활발해질 것"
“제넥신의 최대 목표는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입니다. 이번 합병도 그 연장선 위에 있습니다.”
서유석 제넥신 대표는 유전자가위 선두주자인 툴젠과의 합병 시너지 효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국내 대표 바이오 벤처기업인 제넥신과 툴젠은 19일 전격 합병을 발표했다. 합병 후 존속회사는 제넥신이고 소멸회사는 툴젠이다. 제넥신과 툴젠의 합병 비율은 1 대 1.2062866이다. 합병기일은 8월 31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9월 30일이다. 합병법인 이름은 툴제넥신으로 할 예정이다.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2조원에 이른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한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이 합병하는 첫 사례”라며 “국내에서도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확대, 신시장 개척 등을 겨냥한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했다.
차세대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
서 대표는 “우리의 면역치료제, 유전자백신 기술에 툴젠의 유전자 교정 기술을 융합해 차세대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병 배경을 밝혔다. 대표적인 1세대 바이오벤처로 꼽히는 제넥신은 체내에 주입된 약물의 활성을 높이고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원천기술인 하이브리드에프시(hyFc)를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면역항암제, 성장호르몬, 유전자백신 등의 임상을 국내외에서 진행 중이다.
툴젠은 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인 크리스퍼/카스9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유일한 기업이다. 이 기술은 살아 있는 세포의 특정 유전정보를 선택적으로 편집하는 것으로 희귀질환 치료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유전자가위 기술 특허를 가지고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 하버드대·MIT가 공동 설립한 브로드연구소와 UC버클리 등 손에 꼽힌다.
합병법인은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세포치료제 같은 면역유전자치료제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서 대표는 “현재 면역세포치료제는 환자에게서 추출한 면역세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환자 본인에게만 사용할 수 있다”며 “유전자가위를 활용하면 유전자를 조작해 면역세포를 세포주로 변형시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단백질의약품, 줄기세포치료제 등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툴젠 창업자인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제넥신의 신약 개발 역량과 순자산 3200억원으로 입증된 자본 조달 능력은 툴젠의 유전자가위 기술에 날개를 달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썼다.
합병법인은 연구개발(R&D)전략위원회를 이사회 직속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미국의 세계적 바이오기업 암젠을 벤치마킹한 이 조직은 차세대 파이프라인 구축, 신규 사업 기획 등 R&D를 총괄하게 된다.
바이오업계 M&A 물꼬 트나
이번 합병은 한 달 만에 전격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친분이 있던 제넥신 창업자인 성영철 회장과 김 수석연구위원이 “양사의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두 회사 지분을 보유한 창업투자회사 인터베스트가 중개자 역할을 했다. 서 대표는 “우리는 새로운 파이프라인이 필요했고 툴젠은 기술 상용화라는 목표가 있었다”며 “양사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져 합병이 성사됐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바이오산업 생태계가 성숙했다는 방증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기존 제약사들은 품목이 상당 부분 중복돼 합병을 추진할 유인이 거의 없었다”며 “합병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만큼 국내 바이오산업이 성장한 것”이라고 했다.
“툴젠 우회상장 아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이날 제넥신에 대해 우회상장 여부 및 요건 충족 확인을 위해 우회상장 여부 통지일까지 주권 매매거래를 정지한다고 공시했지만, 장 마감 후 다시 거래정지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툴젠의 우회상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코넥스시장 상장사인 툴젠도 이날 거래정지됐다가 함께 해제됐다. 제넥신 주가는 4.56% 오른 6만6500원으로 마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20일부터 두 종목 모두 정상거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유/김동현 기자 freeu@hankyung.com
서유석 제넥신 대표는 유전자가위 선두주자인 툴젠과의 합병 시너지 효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국내 대표 바이오 벤처기업인 제넥신과 툴젠은 19일 전격 합병을 발표했다. 합병 후 존속회사는 제넥신이고 소멸회사는 툴젠이다. 제넥신과 툴젠의 합병 비율은 1 대 1.2062866이다. 합병기일은 8월 31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9월 30일이다. 합병법인 이름은 툴제넥신으로 할 예정이다.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2조원에 이른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한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이 합병하는 첫 사례”라며 “국내에서도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확대, 신시장 개척 등을 겨냥한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했다.
차세대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
서 대표는 “우리의 면역치료제, 유전자백신 기술에 툴젠의 유전자 교정 기술을 융합해 차세대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병 배경을 밝혔다. 대표적인 1세대 바이오벤처로 꼽히는 제넥신은 체내에 주입된 약물의 활성을 높이고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원천기술인 하이브리드에프시(hyFc)를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면역항암제, 성장호르몬, 유전자백신 등의 임상을 국내외에서 진행 중이다.
툴젠은 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인 크리스퍼/카스9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유일한 기업이다. 이 기술은 살아 있는 세포의 특정 유전정보를 선택적으로 편집하는 것으로 희귀질환 치료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유전자가위 기술 특허를 가지고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 하버드대·MIT가 공동 설립한 브로드연구소와 UC버클리 등 손에 꼽힌다.
합병법인은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세포치료제 같은 면역유전자치료제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서 대표는 “현재 면역세포치료제는 환자에게서 추출한 면역세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환자 본인에게만 사용할 수 있다”며 “유전자가위를 활용하면 유전자를 조작해 면역세포를 세포주로 변형시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단백질의약품, 줄기세포치료제 등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툴젠 창업자인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제넥신의 신약 개발 역량과 순자산 3200억원으로 입증된 자본 조달 능력은 툴젠의 유전자가위 기술에 날개를 달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썼다.
합병법인은 연구개발(R&D)전략위원회를 이사회 직속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미국의 세계적 바이오기업 암젠을 벤치마킹한 이 조직은 차세대 파이프라인 구축, 신규 사업 기획 등 R&D를 총괄하게 된다.
바이오업계 M&A 물꼬 트나
이번 합병은 한 달 만에 전격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친분이 있던 제넥신 창업자인 성영철 회장과 김 수석연구위원이 “양사의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두 회사 지분을 보유한 창업투자회사 인터베스트가 중개자 역할을 했다. 서 대표는 “우리는 새로운 파이프라인이 필요했고 툴젠은 기술 상용화라는 목표가 있었다”며 “양사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져 합병이 성사됐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바이오산업 생태계가 성숙했다는 방증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기존 제약사들은 품목이 상당 부분 중복돼 합병을 추진할 유인이 거의 없었다”며 “합병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만큼 국내 바이오산업이 성장한 것”이라고 했다.
“툴젠 우회상장 아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이날 제넥신에 대해 우회상장 여부 및 요건 충족 확인을 위해 우회상장 여부 통지일까지 주권 매매거래를 정지한다고 공시했지만, 장 마감 후 다시 거래정지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툴젠의 우회상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코넥스시장 상장사인 툴젠도 이날 거래정지됐다가 함께 해제됐다. 제넥신 주가는 4.56% 오른 6만6500원으로 마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20일부터 두 종목 모두 정상거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유/김동현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