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까지 최저임금 급등…지방 중소기업 못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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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대구 - 한경 WEEK
고충 토로한 대구 상공인들
정책 지원·규제 혁신 호소
고충 토로한 대구 상공인들
정책 지원·규제 혁신 호소
“지방 영세기업은 한국인 근로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습니다. 교육 비용이 많이 드는데도 외국인 근로자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도 외국인 근로자에게까지 급격히 상승한 최저임금을 주라니 부담이 큽니다. ”(김재윤 신성켐텍 대표)
대구시와 한국경제신문사가 19일 대구은행 제2본점에서 연 ‘대구 스케일업 콘퍼런스-대구 상공인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침체에 빠진 지역 산업과 기업 경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들은 대구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규제를 걷어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재윤 대표=영세한 중소기업은 외국인 근로자 의존율이 높다. 한국인 근로자를 구하기 어려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한다. 채용 이후에도 회사는 기본적인 언어 소통, 작업 능력을 가르치는 데 최소 1년을 투자해야 한다. 그럼에도 외국인 근로자에게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는 게 영세 기업으로선 가장 부담되는 부분이다. 외국인 노동자의 이직 등에 일정 부분 제한을 둬야 한다.
▷이건호 유일엔지니어링 대표=지난해 244억원의 매출을 올린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가장 큰 어려움은 자금 유동성이었다. 부지를 매입하고 공장을 짓다 보니 부채 비율이 높아져 사업 확장을 위한 추가 대출에 상당한 제약이 있었다. 금융권이 모든 기업에 획일적으로 같은 부채 비율을 적용해선 안 된다고 본다. 기업 성장 과정에서의 불가피한 부채인지, 악성 부채인지 구별해달라.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기업의 기술력, 영업력, 미래 성장성 등 무형 재산을 평가해 대출 심사 때 적용하는 통합여신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과도한 감사 및 심사로 자본 공급이 위축되지 않도록 기업평가 시스템도 혁신하고자 한다.
▷김상태 평화발레오 회장=40여 년간 기업을 운영해오면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등으로 인해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내년께 전반적인 제조업 붕괴가 올 수도 있다는 걱정까지 든다. 지난해 협력업체 중 세 군데가 부도난 데 이어 올해도 벌써 세 곳이 폐업했다. 업종을 바꿔야 하나 고민 중이다. 한국 제조업이 유례없이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이중호 세신정밀 대표=정권이 바뀌더라도 정책적 일관성이 유지됐으면 좋겠다. 특히 인력 채용 부분은 민감한 문제다.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활성화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정책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회사 3년만 다녀도 몇천만원짜리 예금을 만들어주는 ‘내일채움공제’ 같은 지원책만 넘쳐난다. 제조업 뿌리산업의 명맥을 잇기 위해선 실업계 고등학생이 일찍 현장에 나와 기술을 배우고 노하우를 전수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요새 실업계 학생들이 공무원 준비로 빠지는 바람에 제조업 현장에 인력 공급이 안 된다.
▷김성섭 대구·경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섬유산업이 쇠퇴하면서 대구 경제가 기로에 섰다. 그러나 대구는 전국 어느 지역보다 뿌리산업 경쟁력이 높은 도시다. 이 같은 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본다. 뿌리기업을 스케일업할 수 있도록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야 한다.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신보는 대구에 내려와 있는 유일한 정책금융기관이다. 신보가 앞장서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과 스케일업에 따르는 리스크(위험)를 적극 부담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유니콘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을 내놓기 위해선 더욱 적극적인 금융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걸 절감한다.
▷정민교 대영채비 대표=전기차 충전기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다. 포르쉐 등 파트너십을 맺고자 하는 글로벌 기업도 많다. 그러나 정작 중소기업인 우리는 네트워크가 부족하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성장 기업에 대한 맞춤지원 전략이 있으면 좋겠다. 대구에선 소프트웨어 인력을 구하기 힘든 것도 문제다. 어렵게 구해도 금방 나간다.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고급인력 확충을 위한 산학 연계 프로그램을 마련해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승협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원장=대구지역 반경 100㎞ 안에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와 문화 콘텐츠를 전공한 인력이 4000여 명 된다. 2000명은 수도권으로 취직하지만 대구에 남는 인력도 2000명이나 된다. 이들을 활용해 미래 신산업동력을 창출해야 한다.
▷이종원 화성산업 대표=지역 경제와 지역 기업이 흥망성쇠를 같이한다는 말에 실감한다. 주한 스웨덴 명예 영사를 맡고 있다. 민간 네트워크를 대구 경제 스케일업에 활용하고 싶다. 지역 경제가 힘들어지면서 지역 기업도 자연히 어려워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대구 기업인들이 힘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해나가야 할 때다.
▷권업 대구테크노파크 원장=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우크라이나가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은 어린 선수 시절부터 1군과 함께 훈련하는 우크라이나의 독특한 훈련법 때문이다. 소년들이 1군 선수들의 훈련법을 터득하면서 동기를 부여받고 체력, 기술 경험이라는 삼박자를 익힌 것이다. ‘선수 스케일업’에 능한 시스템이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중소기업의 스케일업이 중요하다. 대구가 스케일업 정책을 통해 스타기업을 양산한 것처럼 국내 지방 도시들은 대기업이 빠져나간 자리를 스케일업 강소기업으로 채우는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김규환 동구을 국회의원=경제가 안 좋을수록 원천기술 연구개발(R&D)에 집중해야 한다. 중소기업 중 원가와 생산, 제조, 품질, 안전 등 전 분야에서 추가로 R&D가 필요하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다. 장기적으로 유치부 초등부 고등부 등 어린 시절부터 발명에 친숙하게 만드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본다.
대구=심성미/배태웅 기자 smshim@hankyung.com
대구시와 한국경제신문사가 19일 대구은행 제2본점에서 연 ‘대구 스케일업 콘퍼런스-대구 상공인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침체에 빠진 지역 산업과 기업 경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들은 대구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규제를 걷어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재윤 대표=영세한 중소기업은 외국인 근로자 의존율이 높다. 한국인 근로자를 구하기 어려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한다. 채용 이후에도 회사는 기본적인 언어 소통, 작업 능력을 가르치는 데 최소 1년을 투자해야 한다. 그럼에도 외국인 근로자에게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는 게 영세 기업으로선 가장 부담되는 부분이다. 외국인 노동자의 이직 등에 일정 부분 제한을 둬야 한다.
▷이건호 유일엔지니어링 대표=지난해 244억원의 매출을 올린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가장 큰 어려움은 자금 유동성이었다. 부지를 매입하고 공장을 짓다 보니 부채 비율이 높아져 사업 확장을 위한 추가 대출에 상당한 제약이 있었다. 금융권이 모든 기업에 획일적으로 같은 부채 비율을 적용해선 안 된다고 본다. 기업 성장 과정에서의 불가피한 부채인지, 악성 부채인지 구별해달라.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기업의 기술력, 영업력, 미래 성장성 등 무형 재산을 평가해 대출 심사 때 적용하는 통합여신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과도한 감사 및 심사로 자본 공급이 위축되지 않도록 기업평가 시스템도 혁신하고자 한다.
▷김상태 평화발레오 회장=40여 년간 기업을 운영해오면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등으로 인해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내년께 전반적인 제조업 붕괴가 올 수도 있다는 걱정까지 든다. 지난해 협력업체 중 세 군데가 부도난 데 이어 올해도 벌써 세 곳이 폐업했다. 업종을 바꿔야 하나 고민 중이다. 한국 제조업이 유례없이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이중호 세신정밀 대표=정권이 바뀌더라도 정책적 일관성이 유지됐으면 좋겠다. 특히 인력 채용 부분은 민감한 문제다.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활성화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정책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회사 3년만 다녀도 몇천만원짜리 예금을 만들어주는 ‘내일채움공제’ 같은 지원책만 넘쳐난다. 제조업 뿌리산업의 명맥을 잇기 위해선 실업계 고등학생이 일찍 현장에 나와 기술을 배우고 노하우를 전수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요새 실업계 학생들이 공무원 준비로 빠지는 바람에 제조업 현장에 인력 공급이 안 된다.
▷김성섭 대구·경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섬유산업이 쇠퇴하면서 대구 경제가 기로에 섰다. 그러나 대구는 전국 어느 지역보다 뿌리산업 경쟁력이 높은 도시다. 이 같은 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본다. 뿌리기업을 스케일업할 수 있도록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야 한다.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신보는 대구에 내려와 있는 유일한 정책금융기관이다. 신보가 앞장서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과 스케일업에 따르는 리스크(위험)를 적극 부담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유니콘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을 내놓기 위해선 더욱 적극적인 금융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걸 절감한다.
▷정민교 대영채비 대표=전기차 충전기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다. 포르쉐 등 파트너십을 맺고자 하는 글로벌 기업도 많다. 그러나 정작 중소기업인 우리는 네트워크가 부족하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성장 기업에 대한 맞춤지원 전략이 있으면 좋겠다. 대구에선 소프트웨어 인력을 구하기 힘든 것도 문제다. 어렵게 구해도 금방 나간다.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고급인력 확충을 위한 산학 연계 프로그램을 마련해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승협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원장=대구지역 반경 100㎞ 안에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와 문화 콘텐츠를 전공한 인력이 4000여 명 된다. 2000명은 수도권으로 취직하지만 대구에 남는 인력도 2000명이나 된다. 이들을 활용해 미래 신산업동력을 창출해야 한다.
▷이종원 화성산업 대표=지역 경제와 지역 기업이 흥망성쇠를 같이한다는 말에 실감한다. 주한 스웨덴 명예 영사를 맡고 있다. 민간 네트워크를 대구 경제 스케일업에 활용하고 싶다. 지역 경제가 힘들어지면서 지역 기업도 자연히 어려워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대구 기업인들이 힘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해나가야 할 때다.
▷권업 대구테크노파크 원장=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우크라이나가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은 어린 선수 시절부터 1군과 함께 훈련하는 우크라이나의 독특한 훈련법 때문이다. 소년들이 1군 선수들의 훈련법을 터득하면서 동기를 부여받고 체력, 기술 경험이라는 삼박자를 익힌 것이다. ‘선수 스케일업’에 능한 시스템이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중소기업의 스케일업이 중요하다. 대구가 스케일업 정책을 통해 스타기업을 양산한 것처럼 국내 지방 도시들은 대기업이 빠져나간 자리를 스케일업 강소기업으로 채우는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김규환 동구을 국회의원=경제가 안 좋을수록 원천기술 연구개발(R&D)에 집중해야 한다. 중소기업 중 원가와 생산, 제조, 품질, 안전 등 전 분야에서 추가로 R&D가 필요하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다. 장기적으로 유치부 초등부 고등부 등 어린 시절부터 발명에 친숙하게 만드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본다.
대구=심성미/배태웅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