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의 이유 있는 원칙, 이닝 중 투수 교체 자제
SK 와이번스의 좌완 선발투수 김광현은 19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원정경기 5-1로 앞선 6회 말에 큰 위기를 맞았다.

1사 후 이창진과 김선빈에게 연속 안타를 내준 뒤 백용환에게 볼넷을 허용해 1사 만루가 됐다.

대량 실점 위기였다.

김광현의 투구 수는 90구에 근접했고, KIA는 좌완 투수에게 강한 안치홍을 대타로 투입했다.

김광현은 이날 경기에서 피안타 8개, 볼넷 4개를 허용하는 등 평소 모습과 달랐다.

투수 교체 타이밍이었다.

그러나 SK 염경엽 감독은 움직이지 않았다.

김광현은 1사 만루 위기에서 그대로 안치홍과 맞대결을 펼쳤다.

염경엽 감독의 판단엔 2가지 이유가 숨어있었다.

첫 번째 이유는 에이스 예우 차원이다.

위기 상황을 초래했지만, 김광현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해 자존심을 지켜주는 것이 선수 개인과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두 번째 이유는 이닝 종료 후 투수를 교체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염경엽 감독은 이닝 중간에 투수를 교체하는 일이 드물다.

불펜 투수들을 주자 없는 새로운 이닝에서 공을 던지게 한다.

염 감독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교체 출전하면 해당 투수가 느끼는 피로도와 긴장감이 상당히 올라간다"며 "해당 경기에서나, 장기적으로나 팀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닝 중에 투수를 교체하는 경우는 이전 투수가 많은 볼넷을 내주거나 집중타로 실점을 한 경우에 국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김광현을 이닝 중간에 교체하지 않은 건 팀에 큰 도움이 됐다.

김광현은 안치홍을 병살타로 처리해 이닝을 깨끗하게 마감했고, SK는 7회부터 필승 조를 투입해 깔끔하게 승리를 거뒀다.

김광현의 자존심을 세워주면서 불펜의 안정감을 유지했고, 팀 승리도 낚아 KBO리그 1위 자리를 굳건히 수성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