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석 대원특수코리아 대표 "영업조직 없이 고객 몰리는 비결은 기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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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훈의 기업인 탐구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경기침체기를 넘는 방법은 아이디어와 혁신이다. 경북 구미산업단지에 있는 헥스하이브의 조중길 대표는 전면만 촬영할 수 있는 블랙박스의 단점을 극복한 ‘360도 전방위 촬영 블랙박스’로 자동차 및 이륜차(바이크)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서울 문래동에 있는 대원특수코리아의 박대석 대표는 사용하기 편리한 필터하우징을 개발해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오도록 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 회사는 특별히 영업활동을 하지 않는데도 평균 5개월치 정도의 일감이 밀려 있다. 이들의 경영전략을 들어봤다.
---------------------------------------------------------------------- 서울 문래동에서 30년 넘게 사업을 하는 박대석 대원특수코리아 대표(61). 필터를 장착하는 용기인 필터하우징을 생산하는 업체다. 전형적인 수주산업이지만 이 회사에는 영업사원이 없다. 박 대표는 “우리는 영업하지 않는다”며 “찾아오는 사람을 응대만 하는데도 평균 5개월치 일감이 밀려 있다”고 말했다. 영업조직이 없지만 불황도 없는 특이한 경영을 하고 있다.
어떻게 일감이 몰리는 것일까. 반도체 화학 제약 식음료 등 각종 제조업에서 중요한 공정 중 하나가 불순물을 제대로 걸러내는 일이다. 불순물은 자칫 해당 제품을 불량으로 만들 뿐 아니라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원특수코리아는 필터하우징을 만드는 데 30년 이상 업력을 쌓았다. 서울 문래동 사거리에 있는 이 회사의 1층 전시실에 들어서면 크고작은 스테인리스 통이 쌓여 있다. 필터하우징이다. 얼핏 보면 원통형의 단순한 제품 같다. 하지만 다양한 기술과 노하우가 숨어 있다. 이 회사가 국내 굴지의 반도체 제약 화학업체 등에 제품을 납품하는 것도 축적된 기술력 덕분이다.
예컨대 필터하우징을 개폐하려면 먼저 뚜껑(헤드커버)을 열고 닫아야 한다. 대형 필터하우징의 헤드커버는 무게가 100㎏이 넘는 것도 있다. 이를 볼트와 너트로 조이고 풀려면 몇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이 회사는 핸들을 돌려 밭솥뚜껑처럼 가볍게 수직으로 여닫는 장치를 개발했다. 크램프(clamp) 타입 필터하우징이다.
박 대표는 “이를 사용하면 종전 서너 시간 걸리던 대형 필터하우징 개폐 시간이 5분 이내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경력자 두세 명이 있어야 뚜껑을 열 수 있던 것을 초보자 한 사람이 가볍게 개폐할 수 있다. 사용자의 안전과 편리성을 높인 것은 물론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어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클램프 타입 필터하우징을 비롯해 이 회사가 얻은 발명특허는 10여 건에 이른다.
다양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장경력 덕분이다. 박 대표는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젊은 나이에 맨손으로 상경했다. 맥주설비업체 등을 다니며 일반용접과 특수용접을 배웠다. 이뿐만 아니다. 밀링 선반가공 정밀가공 표면처리 등 다양한 기술을 익혔다. 박 사장은 “기술을 익히고 나니 어떤 제품도 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의 현장 실무경력은 40년이 넘는다.
자신이 그동안 개발한 제품의 아이디어를 대학노트에 그려왔다. 이 노트가 수십 권에 이른다. 손으로 그린 도면이지만 매우 정교하다. 구멍의 치수, 길이, 높이, 두께는 물론 가공시의 각도 등도 그려져 있다. 어쩌면 기계쟁이나 발명가의 기질을 타고난 듯하다. 기술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박 대표는 “신제품과 신기술을 개발하려면 이론에 밝은 고학력자보다 현장 기능인력이 더 중요하다”며 “어찌된 일인지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은 사라지고 있고 시중엔 ‘경기 탓’만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뛰어난 기술이 있으면 일감은 걱정 없다”며 “젊은이들이 이런 기술 분야에 뛰어들 것”을 주문했다.
---------------------------------------------------------------------- 서울 문래동에서 30년 넘게 사업을 하는 박대석 대원특수코리아 대표(61). 필터를 장착하는 용기인 필터하우징을 생산하는 업체다. 전형적인 수주산업이지만 이 회사에는 영업사원이 없다. 박 대표는 “우리는 영업하지 않는다”며 “찾아오는 사람을 응대만 하는데도 평균 5개월치 일감이 밀려 있다”고 말했다. 영업조직이 없지만 불황도 없는 특이한 경영을 하고 있다.
어떻게 일감이 몰리는 것일까. 반도체 화학 제약 식음료 등 각종 제조업에서 중요한 공정 중 하나가 불순물을 제대로 걸러내는 일이다. 불순물은 자칫 해당 제품을 불량으로 만들 뿐 아니라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원특수코리아는 필터하우징을 만드는 데 30년 이상 업력을 쌓았다. 서울 문래동 사거리에 있는 이 회사의 1층 전시실에 들어서면 크고작은 스테인리스 통이 쌓여 있다. 필터하우징이다. 얼핏 보면 원통형의 단순한 제품 같다. 하지만 다양한 기술과 노하우가 숨어 있다. 이 회사가 국내 굴지의 반도체 제약 화학업체 등에 제품을 납품하는 것도 축적된 기술력 덕분이다.
예컨대 필터하우징을 개폐하려면 먼저 뚜껑(헤드커버)을 열고 닫아야 한다. 대형 필터하우징의 헤드커버는 무게가 100㎏이 넘는 것도 있다. 이를 볼트와 너트로 조이고 풀려면 몇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이 회사는 핸들을 돌려 밭솥뚜껑처럼 가볍게 수직으로 여닫는 장치를 개발했다. 크램프(clamp) 타입 필터하우징이다.
박 대표는 “이를 사용하면 종전 서너 시간 걸리던 대형 필터하우징 개폐 시간이 5분 이내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경력자 두세 명이 있어야 뚜껑을 열 수 있던 것을 초보자 한 사람이 가볍게 개폐할 수 있다. 사용자의 안전과 편리성을 높인 것은 물론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어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클램프 타입 필터하우징을 비롯해 이 회사가 얻은 발명특허는 10여 건에 이른다.
다양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장경력 덕분이다. 박 대표는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젊은 나이에 맨손으로 상경했다. 맥주설비업체 등을 다니며 일반용접과 특수용접을 배웠다. 이뿐만 아니다. 밀링 선반가공 정밀가공 표면처리 등 다양한 기술을 익혔다. 박 사장은 “기술을 익히고 나니 어떤 제품도 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의 현장 실무경력은 40년이 넘는다.
자신이 그동안 개발한 제품의 아이디어를 대학노트에 그려왔다. 이 노트가 수십 권에 이른다. 손으로 그린 도면이지만 매우 정교하다. 구멍의 치수, 길이, 높이, 두께는 물론 가공시의 각도 등도 그려져 있다. 어쩌면 기계쟁이나 발명가의 기질을 타고난 듯하다. 기술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박 대표는 “신제품과 신기술을 개발하려면 이론에 밝은 고학력자보다 현장 기능인력이 더 중요하다”며 “어찌된 일인지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은 사라지고 있고 시중엔 ‘경기 탓’만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뛰어난 기술이 있으면 일감은 걱정 없다”며 “젊은이들이 이런 기술 분야에 뛰어들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