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창업자 겸 CEO, 실리콘밸리의 '혁신 스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구독형 클라우드 시장 개척
세계 15만개 기업에 서비스
세계 15만개 기업에 서비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창업자 겸 회장·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혁신적 기업가 중에서도 스타로 꼽힌다. 시장 초기에 구독형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범해 회사를 세계 1위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키웠다.
세일즈포스는 기업 간 거래(B2B) 소프트웨어 기업이기 때문에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편이다. 하지만 세계 15만 개 이상 기업이 세일즈포스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그간 포브스, 포천 등 글로벌 언론으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여러 번 선정됐다.
지난 4일 공식 발표에 따르면 세일즈포스는 지난 1분기 37억4000만달러(약 4조396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금액이다. 영업현금흐름은 19억7000만달러(약 2조3157억원)로 34% 늘었다.
○클라우드 업계 선구자
클라우드는 불특정 다수가 공급자의 공동 서버를 이용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베니오프 CEO는 클라우드 서비스 개념이 희박하던 시절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 기반 고객·영업·마케팅 관리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내놨다.
기존엔 기업들이 고객관리 등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려면 큰돈을 들여 기업용 프로그램을 구입해 설치해야 했다. 유지 및 관리와 직원 교육 등을 위해 사내에 전문가를 상주시켜야 했다. 그러나 베니오프 CEO는 기업이 매월 소정의 요금을 내면 인터넷을 통해 세일즈포스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이 데이터를 세일즈포스 클라우드에 저장하기만 하면 소프트웨어를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서비스 유지 관리도 세일즈포스가 온라인으로 대신 해준다.
베니오프 CEO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유통 방법도 바꿨다. 세일즈포스 이전엔 기업이 한두 개 소프트웨어만 필요하더라도 5~10개 소프트웨어 묶음인 기업용 소프트웨어 세트를 구매해야 했다. 세일즈포스는 클라우드를 통해 사용자가 필요한 서비스만 이용하고, 이용한 만큼만 요금을 내도록 했다.
○“80% 차이 내는 20%에 집중”
베니오프 CEO는 창업 초반부터 ‘선택과 집중’을 중시했다. 창업 전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일한 경험을 살렸다. 그는 대학 시절 애플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동안 스티브 잡스 당시 애플 CEO와 인연을 맺었다.
대학 졸업 후엔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에 입사해 승승장구했다. 입사 1년 차에 ‘올해의 신인’으로 뽑혔고, 입사 3년 만에 26세 나이로 마케팅 부문 부사장에 뽑혔다. 이후 13년간 오라클에서 일하다 1999년 작은 원룸에서 세일즈포스를 창업했다.
베니오프 CEO는 창업 직후 잡스를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이때 받은 조언 중 하나가 ‘창업한 회사를 24개월 내에 열 배는 성장시키라’는 것이었다. 세일즈포스는 창업 후 한 달 만에 첫 소프트웨어 시제품을 완성했다. 모든 면을 완벽하게 갖춘 서비스보다는 ‘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라는 차별화에 집중했다. 베니오프 CEO는 자서전에서 “사업 초기엔 시간과 인력이 부족해 모든 부문에 초점을 맞출 수 없다”며 “80%의 차이를 낼 수 있는 20%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격적 홍보와 투자 이어가
베니오프 CEO가 세일즈포스를 급성장시킨 배경엔 그의 적극적인 경영 철학이 있다. 그는 창업 초반부터 도발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처음 내놨을 때는 ‘소프트웨어의 종말’을 슬로건으로 택해 홍보했다.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었다. 베니오프 CEO는 이 슬로건을 갖고 배우들을 고용해 경쟁사가 회의를 주최하는 건물 앞에서 가짜 시위를 벌이게 하기도 했다.
제품 시연 행사나 업계 모임에도 막대한 돈을 들여 대형 홍보를 했다. ‘S3’라는 신규 서비스를 발표할 당시엔 영어 약자가 비슷한 영화 ‘터미네이터3(T3)’ 시사회 티켓을 사서 ‘S3·T3’란 이름으로 홍보를 했다.
세일즈포스가 고객사를 대상으로 매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여는 행사 ‘드림포스’엔 거액을 들여 메탈리카 등 록스타나 유명 마술사 초대 공연을 연다. B2B 기업인 세일즈포스가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잠재 고객을 만드는 노하우다.
기업 인수합병(M&A) 등 투자에도 열심이다. 지난 10일 베니오프 CEO는 세일즈포스가 데이터 분석 기업 태블로소프트웨어를 157억달러(약 18조457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세일즈포스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M&A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인수 등을 볼 때 세일즈포스가 범용 IT회사가 돼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일즈포스는 작년엔 앱(응용프로그램) 통합 기술 업체 뮬소프트를 65억달러(약 7조6430억원)에 인수했다.
베니오프 CEO는 사회적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며 업계 안팎으로 영향력을 늘리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가장 좋은 플랫폼은 기업”이라는 게 그의 신조다. 실리콘밸리에서 유행하는 ‘1-1-1 사회봉사모델’도 그가 만들었다. 회사의 자본 1%와 제품 1%, 업무 시간의 1% 등을 자원봉사 활동에 투입하는 모델이다. 지난달엔 실리콘밸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주요 사회 문제로 꼽히는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 3000만달러(약 352억원)를 기부했다. 노숙자 관련 민간 기부로는 사상 최고 액수로 평가받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세일즈포스는 기업 간 거래(B2B) 소프트웨어 기업이기 때문에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편이다. 하지만 세계 15만 개 이상 기업이 세일즈포스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그간 포브스, 포천 등 글로벌 언론으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여러 번 선정됐다.
지난 4일 공식 발표에 따르면 세일즈포스는 지난 1분기 37억4000만달러(약 4조396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금액이다. 영업현금흐름은 19억7000만달러(약 2조3157억원)로 34% 늘었다.
○클라우드 업계 선구자
클라우드는 불특정 다수가 공급자의 공동 서버를 이용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베니오프 CEO는 클라우드 서비스 개념이 희박하던 시절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 기반 고객·영업·마케팅 관리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내놨다.
기존엔 기업들이 고객관리 등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려면 큰돈을 들여 기업용 프로그램을 구입해 설치해야 했다. 유지 및 관리와 직원 교육 등을 위해 사내에 전문가를 상주시켜야 했다. 그러나 베니오프 CEO는 기업이 매월 소정의 요금을 내면 인터넷을 통해 세일즈포스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이 데이터를 세일즈포스 클라우드에 저장하기만 하면 소프트웨어를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서비스 유지 관리도 세일즈포스가 온라인으로 대신 해준다.
베니오프 CEO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유통 방법도 바꿨다. 세일즈포스 이전엔 기업이 한두 개 소프트웨어만 필요하더라도 5~10개 소프트웨어 묶음인 기업용 소프트웨어 세트를 구매해야 했다. 세일즈포스는 클라우드를 통해 사용자가 필요한 서비스만 이용하고, 이용한 만큼만 요금을 내도록 했다.
○“80% 차이 내는 20%에 집중”
베니오프 CEO는 창업 초반부터 ‘선택과 집중’을 중시했다. 창업 전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일한 경험을 살렸다. 그는 대학 시절 애플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동안 스티브 잡스 당시 애플 CEO와 인연을 맺었다.
대학 졸업 후엔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에 입사해 승승장구했다. 입사 1년 차에 ‘올해의 신인’으로 뽑혔고, 입사 3년 만에 26세 나이로 마케팅 부문 부사장에 뽑혔다. 이후 13년간 오라클에서 일하다 1999년 작은 원룸에서 세일즈포스를 창업했다.
베니오프 CEO는 창업 직후 잡스를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이때 받은 조언 중 하나가 ‘창업한 회사를 24개월 내에 열 배는 성장시키라’는 것이었다. 세일즈포스는 창업 후 한 달 만에 첫 소프트웨어 시제품을 완성했다. 모든 면을 완벽하게 갖춘 서비스보다는 ‘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라는 차별화에 집중했다. 베니오프 CEO는 자서전에서 “사업 초기엔 시간과 인력이 부족해 모든 부문에 초점을 맞출 수 없다”며 “80%의 차이를 낼 수 있는 20%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격적 홍보와 투자 이어가
베니오프 CEO가 세일즈포스를 급성장시킨 배경엔 그의 적극적인 경영 철학이 있다. 그는 창업 초반부터 도발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처음 내놨을 때는 ‘소프트웨어의 종말’을 슬로건으로 택해 홍보했다.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었다. 베니오프 CEO는 이 슬로건을 갖고 배우들을 고용해 경쟁사가 회의를 주최하는 건물 앞에서 가짜 시위를 벌이게 하기도 했다.
제품 시연 행사나 업계 모임에도 막대한 돈을 들여 대형 홍보를 했다. ‘S3’라는 신규 서비스를 발표할 당시엔 영어 약자가 비슷한 영화 ‘터미네이터3(T3)’ 시사회 티켓을 사서 ‘S3·T3’란 이름으로 홍보를 했다.
세일즈포스가 고객사를 대상으로 매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여는 행사 ‘드림포스’엔 거액을 들여 메탈리카 등 록스타나 유명 마술사 초대 공연을 연다. B2B 기업인 세일즈포스가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잠재 고객을 만드는 노하우다.
기업 인수합병(M&A) 등 투자에도 열심이다. 지난 10일 베니오프 CEO는 세일즈포스가 데이터 분석 기업 태블로소프트웨어를 157억달러(약 18조457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세일즈포스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M&A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인수 등을 볼 때 세일즈포스가 범용 IT회사가 돼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일즈포스는 작년엔 앱(응용프로그램) 통합 기술 업체 뮬소프트를 65억달러(약 7조6430억원)에 인수했다.
베니오프 CEO는 사회적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며 업계 안팎으로 영향력을 늘리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가장 좋은 플랫폼은 기업”이라는 게 그의 신조다. 실리콘밸리에서 유행하는 ‘1-1-1 사회봉사모델’도 그가 만들었다. 회사의 자본 1%와 제품 1%, 업무 시간의 1% 등을 자원봉사 활동에 투입하는 모델이다. 지난달엔 실리콘밸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주요 사회 문제로 꼽히는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 3000만달러(약 352억원)를 기부했다. 노숙자 관련 민간 기부로는 사상 최고 액수로 평가받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