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1.9%p↑…자산대비 부채도 늘어
자영업자 대출잔액 636조원…"도소매·음식숙박 자영업대출 건전성 악화"
한은 "가계부채 증가 둔화"…소득보단 여전히 빨리 늘어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처분가능소득이나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가계부채나 다름없는 자영업자 부채도 최근 업황 부진으로 도소매, 숙박음식업 등 일부 업종에서 채무상환능력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은 2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1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에 견준 민간신용 비율이 189.1%로 작년 말 대비 1.4%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민간신용은 자금순환표상 가계의 대출과 정부 융자, 기업의 대출·채권·정부 융자 등 민간 부문의 부채를 모두 합한 것이다.

이 가운데 가계부채는 비은행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한 모습을 보였다.

가계부채는 1분기 말 현재 1천540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9% 증가해 2017년 이후 증가속도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분기 158.1%(한은 추정치)로 작년 동기 대비 1.9%포인트 올라 상승세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올랐다는 것은 실제 가계가 쓸 수 있는 소득보다 빚이 더 많이 늘었다는 의미다.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도 1분기 48.1%로 작년 동기보다 2.1%포인트 상승해 여건이 악화했다.

한편 한은은 이번 보고서에서 별도 현안 분석을 통해 최근 자영업자 대출의 건전성 악화를 경고했다.

1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636조4천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2조1천억원 증가했다.

작년 동기 대비 대출 증가율은 11.2%로 작년 말(13.7%)보다는 하락했다.

한은은 "작년 4월 이후 개인사업자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부동산임대업을 중심으로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가 둔화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다만 "최근 업황 부진이 두드러진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등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자영업자의 채무상환 능력이 다소 악화했다"고 경고했다.

도소매업의 소득 대비 대출 비율(LTI)은 2017년 239.4%에서 294.4%로 상승했고 숙박음식업의 LTI는 같은 기간 222.1%에서 255.3%로 올랐다.

가계부채 고위험 가구에 대한 진단도 이어졌다.

고위험 가구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고, 자산평가액 대비 총부채(DTA) 비율이 100%를 넘는 가구로 상정했다.

한은은 주택가격 및 처분가능소득이 모두 15% 감소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한 상태에서 채무상환 능력이 약한 고위험 가구가 받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고위험 가구 비중이 2.7%에서 5.7%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같은 상황에서 고위험 가구 금융부채가 전체 금융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4%에서 13.1%로 급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가계의 분할상환대출 비중을 높이고 고위험 임대 가구의 채무상환 능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으며, 자영업 가구의 대출 건전성을 높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