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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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바른미래당과 대한애국당 중 보수통합 우선순위로 바른미래당을 꼽았다.

나 원내대표는 20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보수통합 문제에 대해 “정당의 형태라던지 의원 숫자 등을 봤을 때 개인적으로는 바른미래당과 먼저 통합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바른정당 출신 바른미래당 의원들 뿐만 아니라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과도 (통합) 이야기를 많이 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개혁보수’를 내세우고 있는 바른정당계와의 통합 논의에 대해 “큰틀에서 우파 가치에 동의한다면 같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바른정당계 수장인) 유승민 의원과도 이야기해 보겠다”고 말했다. 개혁적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바른미래당 바른정당계, 태극기부대를 대표하는 대한애국당과의 통합 여부를 두고 관심이 쏠리는 상황에서 한국당이 중도로의 외연확장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하지만 통합대상으로 거론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강하게 반발했다. 손 대표는 “한국당은 촛불 혁명 때 이미 사망선고를 받았다”며 “어떻게 감히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을 이야기하느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정부의 실정(失政)이 커지니 보수를 결집하는 과정에서 세 분열을 하려는 것”이라며 “한국당은 이미 정치사적으로 한국정치에서 정통성을 잃은 정당”이라고 말했다. 한 바른정당계 의원도 “우리 당이 총선 전까지 당을 잘 추스려 힘을 합쳐보자고 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 흔들기에는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27일 한국당 공식 유튜브에 출연해 “헌법 가치에 동의한다면 누구와도 힘을 모아야 하지만, 당(바른미래당)이라는 ‘외투’가 있으면 그 외투를 입은 채 합쳐지기에는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당을 합치는 게 목적은 아니기 때문에 단계적이고 점차적인 통합을 하겠다”고 말했다. 당장 당대당 통합은 어렵지만 의원들의 개별복당 등을 통한 점진적인 통합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당을 탈당한 홍문종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공화당’이라는 이름으로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며 “많은 의원이 탈당, 신당 합류 등 여러 형태로 보수 우익 재편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애국당과 함께 친박신당을 만들어 정계 개편을 주도하겠다는 설명이다. 나 원내대표는 홍 의원의 행보에 대해 “우파가 통합할 수 있는 길로 가야 하는데, 홍 의원도 통합의 가치를 잊지 않았을 것”이라며 “홍 의원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