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9’가 막을 올린 20일 대회장인 경기 포천시 군내면 포천힐스CC에 평일임에도 갤러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갤러리들이 최혜진, 조정민, 박지영 등 스타골퍼들을 따라 홀을 이동하고 있다.  /포천힐스CC=이승재 한경매거진 기자 fotoleesj@hankyung.com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9’가 막을 올린 20일 대회장인 경기 포천시 군내면 포천힐스CC에 평일임에도 갤러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갤러리들이 최혜진, 조정민, 박지영 등 스타골퍼들을 따라 홀을 이동하고 있다. /포천힐스CC=이승재 한경매거진 기자 fotoleesj@hankyung.com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9’가 막을 올린 20일 오전 11시 포천힐스CC. 3번홀(파5) 그린 옆에서 한 갤러리가 의자에 앉은 채 망원경을 들고 세 번째 샷을 하는 배선우(25)를 주시했다. 그의 샷이 홀컵 4m 옆에 붙은 걸 확인하고는 바로 뒤로 돌아 브라질 출신 미녀 골퍼 루이자 알트만이 티샷을 하고 있는 4번홀(파3)을 향해 망원경을 들었다. 마스크를 쓴 그에게 이름을 묻자 “병가를 내고 와서 좀 그래요”라며 눈웃음을 지었다.

대신 구력 15년, 핸디 8의 ‘이모씨’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한자리에서 여러 선수 플레이를 압축적으로 볼 수 있는 명당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새벽같이 왔다”며 ‘골프 마니아’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3번홀의 아이언샷과 그린 플레이는 물론 4번홀 티샷과 그린 플레이까지 모두 즐길 수 있어 고생한 보람이 있다”고 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이번 시즌 유일한 다승자(3승)인 최혜진의 팬클럽 회원들이 ‘최강 혜진’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응원하고 있다.  /포천힐스CC=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디펜딩 챔피언이자 이번 시즌 유일한 다승자(3승)인 최혜진의 팬클럽 회원들이 ‘최강 혜진’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응원하고 있다. /포천힐스CC=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포천이 이렇게 가까웠어?”

평일임에도 갤러리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회장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갤러리 전용 주차장을 전용 셔틀버스가 오가며 갤러리들을 연신 실어 날랐다. 골프 대회를 많이 다녀본 듯 등에는 배낭을, 두 손에는 우산과 접이식 의자를 들고 있는 이들이 대다수였다. 경기 고양에서 온 윤영대 씨는 “집에서 약 한 시간밖에 안 걸려 놀랐다”며 “원래는 오늘만 오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가까워서 챔피언이 가려지는 마지막날 다시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기 부천에 사는 황의선 씨는 동네 친구 세 명과 함께 대회장을 찾았다. “골프를 좋아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 이들은 “소풍삼아 1년에 한두 차례 대회장을 찾는다”고 했다. 주목하는 선수는 장하나(27)와 최혜진(20)이다. 둘 다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챔피언. 황씨는 “선수들의 드라이브샷을 동영상으로 찍어두면 예쁜 스윙에 도움이 된다”며 “선수들을 밀착 마크하며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챔프’조로 편성된 김보아(왼쪽)와 조아연이 목이 마른 듯 티샷을 하기 전 생수를 마시고 있다.  /포천힐스CC=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챔프’조로 편성된 김보아(왼쪽)와 조아연이 목이 마른 듯 티샷을 하기 전 생수를 마시고 있다. /포천힐스CC=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연예인 응원단도 눈길

갤러리 중에는 낯익은 연예인들이 섞여 있어 눈길을 끌었다. 가수 한여름 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을 찾았다. 지난해 5월 ‘흔들흔들’로 데뷔한 그는 정규 앨범을 발매한 최연소 트로트 가수로 유명하다. 대회장에 도착한 한씨는 연습 그린과 코스를 오가며 선수들의 정타와 장타에 박수를 보냈다. 한씨는 “지난해 난생 처음 방문한 골프장에서 즐거운 경험을 했는데 올해 대회도 기대된다”며 “맑고 화창한 날씨에 쾌적한 포천힐스CC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흥분된다”고 말했다. ‘트로트계의 엑소’로 불리는 신유, 가수 조정민, 개그맨 김경진, 배우 노현희 씨 등도 대회장을 찾았다. 조정민 씨는 “공연 미팅이 있어 근처에 들렀다 왔는데, 선수와 갤러리들한테서 엄청난 에너지를 느꼈다. 골프가 갑자기 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대회장 옆에 마련된 푸드트럭과 갤러리 체험존도 갤러리들로 북적였다. 장갑과 선글라스 등 골프용품을 정가보다 싸게 판매하는 부스마다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골프 벨트 브랜드 ‘드루’도 갤러리들을 맞았다. 최혜진을 응원하러 왔다는 이운주 씨는 “지난주 한국여자오픈에서의 부진을 털어버렸으면 하는 맘에 첫날부터 응원을 왔다”며 “생각보다 대회장이 붐벼 놀랐다”고 말했다. YG스포츠가 최근 첫선을 보인 스크린 골프 시뮬레이터 QED에도 시타를 해보려는 갤러리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곳에서는 장타, 퍼팅(10m), 칩샷(50m) 등 아마추어 골프 대회가 나흘 내내 열린다.

포천힐스CC=김병근/박상익/김순신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