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경제부총리와 간담회에 금투업계 CEO 11명 모인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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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베트남 해외투자국 1위
CEO들 "외국인 투자규제 완화"
후에 부총리 "시장개방 의지 확고"
CEO들 "외국인 투자규제 완화"
후에 부총리 "시장개방 의지 확고"
방한 중인 브엉딘후에 베트남 경제부총리가 2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를 찾았다. 국내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를 위해서다. 이 자리에는 브엉딘후에 부총리를 비롯해 기획투자부·재무부 등 베트남 정부 8개 부처 차관, 중앙은행 부총재 등 고위급 인사 15명과 기업인 대표단 15명 등 수행단이 총출동했다.
베트남 경제 사절단이 대규모로 금투업계를 방문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간담회는 브엉딘후에 부총리가 먼저 제안해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한국 투자회사들이 베트남 시장의 최대 큰손인 만큼 투자 유치를 위한 세일즈 외교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베트남 투자액이 622억달러로 베트남에 투자한 해외 국가 가운데 1위에 올랐다. 간담회에는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과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11곳의 대표가 참석해 이들 방한단과 마주했다.
브엉딘후에 부총리는 “매년 6.5~7%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은 인프라 투자 수요만 180억~200억달러에 달한다”며 “각종 증시 부양책과 규제 완화를 시행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한국에서 적극적으로 투자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권 회장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2002년 300개에서 7000여 개로 늘었고 금융투자회사들도 지난 3월 기준으로 16개사가 현지 법인 또는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등 베트남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며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 완화나 국영기업의 민영화 등 베트남 정부 차원의 외국인 투자 활성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금융투자업계 CEO들의 규제 완화 등 각종 민원도 쏟아졌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현재 베트남 증권사의 대주주로 단 하나의 법인만 등록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는데 (한국에서처럼) 개인이나 다른 법인도 주주로 참여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해 줄 수 있느냐”고 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도 “베트남 법령에 따라 설립된 증권사라 하더라도 외국인 지분율이 51%가 넘으면 무조건 외국인으로 규정한다”며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지에서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더라도 외국인 투자한도가 초과된 주식을 증권사 자기자본으로 매입할 수 없어 지수와의 추적 오차가 커지는 문제가 생긴다”고 토로했다. 그는 “베트남 시장에서 투기 목적이 아니라 투자를 늘리기 위해 보다 유연한 법 적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도 최근 인수한 현지 증권사의 인허가와 관련한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권 사장은 “지난 4월 하노이의 한 온라인 증권사 지분 90%를 인수해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기존 중개업 외에도 운용업, 투자은행(IB) 면허까지 추가 취득해 사업을 확장하려고 하는 만큼 인허가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배려해달라”고 했다.
브엉딘후에 부총리는 이에 대해 “베트남 자본시장을 개방해 나가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다”며 “외국인 투자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각종 규제를 적극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베트남 경제 사절단이 대규모로 금투업계를 방문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간담회는 브엉딘후에 부총리가 먼저 제안해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한국 투자회사들이 베트남 시장의 최대 큰손인 만큼 투자 유치를 위한 세일즈 외교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베트남 투자액이 622억달러로 베트남에 투자한 해외 국가 가운데 1위에 올랐다. 간담회에는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과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11곳의 대표가 참석해 이들 방한단과 마주했다.
브엉딘후에 부총리는 “매년 6.5~7%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은 인프라 투자 수요만 180억~200억달러에 달한다”며 “각종 증시 부양책과 규제 완화를 시행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한국에서 적극적으로 투자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권 회장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2002년 300개에서 7000여 개로 늘었고 금융투자회사들도 지난 3월 기준으로 16개사가 현지 법인 또는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등 베트남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며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 완화나 국영기업의 민영화 등 베트남 정부 차원의 외국인 투자 활성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금융투자업계 CEO들의 규제 완화 등 각종 민원도 쏟아졌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현재 베트남 증권사의 대주주로 단 하나의 법인만 등록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는데 (한국에서처럼) 개인이나 다른 법인도 주주로 참여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해 줄 수 있느냐”고 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도 “베트남 법령에 따라 설립된 증권사라 하더라도 외국인 지분율이 51%가 넘으면 무조건 외국인으로 규정한다”며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지에서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더라도 외국인 투자한도가 초과된 주식을 증권사 자기자본으로 매입할 수 없어 지수와의 추적 오차가 커지는 문제가 생긴다”고 토로했다. 그는 “베트남 시장에서 투기 목적이 아니라 투자를 늘리기 위해 보다 유연한 법 적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도 최근 인수한 현지 증권사의 인허가와 관련한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권 사장은 “지난 4월 하노이의 한 온라인 증권사 지분 90%를 인수해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기존 중개업 외에도 운용업, 투자은행(IB) 면허까지 추가 취득해 사업을 확장하려고 하는 만큼 인허가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배려해달라”고 했다.
브엉딘후에 부총리는 이에 대해 “베트남 자본시장을 개방해 나가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다”며 “외국인 투자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각종 규제를 적극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