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듯 프로 골퍼도 최악의 라운드를 경험할 때가 있다. 21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파72·655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9’에서도 두 자릿수 오버파가 적잖이 나왔다. 전날 1라운드에선 무려 13오버파가 나왔다.

KLPGA투어는 ‘아마추어급’ 스코어가 나오는 것에 대비해 1개 라운드 최다 타수를 제한하는 ‘자동 커트 탈락 룰’이 있다. 1개 라운드에서 선수가 88타 이상의 스코어를 적어내면 실격 처리한다.

지난 13일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EB하나은행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17오버파 88타를 친 ‘400야드 장타자’ 팀 버크(미국)가 KLPGA투어에서 뛰었다면 2라운드 없이 짐을 싸야 했다는 뜻이다. 올 4월 열린 셀트리온퀸즈마스터즈 2라운드에선 루이자 알트만(브라질)이 91타를 적어내 눈물을 삼켰다.

세계 주요 투어 가운데 이 규정을 운영하는 건 KLPGA투어가 유일하다. 2010년 이 규정을 처음 적용하기 시작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규정이다. 대회의 품격을 유지하고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KLPGA 관계자는 “이 규정은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유도하고 선수들의 실력 배양을 위해 마련했다”며 “정규투어뿐 아니라 드림투어(2부), 점프투어(3부) 등에 모두 적용된다”고 밝혔다.

포천힐스CC=조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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