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오너 일가가 지주사인 (주)GS 지분을 경쟁적으로 사들이는 가운데 GS네오텍과 삼양통상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기업들도 지분 인수에 가세했다. GS그룹 후계 구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4세들이 적극적으로 (주)GS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구도에서 매수 주체로 추가됐다.

GS네오텍·삼양통상, (주)GS 사들이는 까닭은
21일 GS그룹에 따르면 GS네오텍은 최근 (주)GS 주식 3만7500주를 장내 매수했다. 매입 가격은 약 19억원, 보통주 기준 지분율로는 0.04%다. 정보기술(IT)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GS네오텍은 허창수 GS그룹 회장 동생인 허정수 회장 일가의 개인 비상장회사다.

이달 초에는 삼양통상이 (주)GS 주식 20만 주를 장내에서 매수해 지분 0.22%를 보유하게 됐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야구 글러브 등에 사용되는 가죽 가공회사 삼양통상은 허창수 회장 사촌인 허남각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다.

증권가에서는 GS네오텍과 삼양통상이 (주)GS 주식을 사들인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주)GS는 허창수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와 사회복지법인 동행복지재단 등 약 50명의 특수관계자가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었다. 오너 일가의 (주)GS 지분율 총합은 50%에 육박하지만, 개별 구성원 지분율 간에는 격차가 크지 않다. 허창수 회장(지분율 4.75%)과 그의 사촌인 허용수 GS에너지 사장(5.26%)이 3세 오너 일가 중에서 비교적 지분율이 높은 축이다.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아들인 허준홍 GS칼텍스 부사장(2.08%)을 비롯한 그룹 4세들도 꾸준히 (주)GS 지분을 장내에서 매집해왔다.

개인보다 기업의 여유자금을 활용할 때 훨씬 많은 지분 매입이 가능하다. 두 회사가 오너 일가 약 50명이 나눠 갖고 있는 (주)GS 지분 구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GS그룹은 GS네오텍과 삼양통상이 (주)GS 주식을 매수한 이유에 대해 “주가가 저평가된 데 따른 단순취득”이라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