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 조원태 '백기사' 되나…한진칼 지분 4.3%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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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지분 10%까지 늘릴 것"…KAL "대한항공 경영권 안정 위한 조치로 짐작"
조원태 측 우호지분 40% 육박 가능성…"KCGI 지분 16%로 견제 어려워져" 미국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 청신호가 켜졌다.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 매입이 자사의 이익과 성장을 위한 투자라고 소개했지만,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경영권 안정을 위한 조치로 받아들이며 반겼다.
미국 최대 항공사 중 하나로 꼽히는 델타항공은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시절부터 대한항공과 우호·협력 관계를 맺어온 항공사다. 델타항공은 20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 '뉴스 허브' 코너를 통해 "대한항공 대주주인 한진칼 지분 4.3%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이어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은 후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한진칼은 한진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로, 대한항공 등 계열사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에드워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대한항공과 맺은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JV)를 통해 주주들에게 가장 강력한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미국과 아시아는 잇는 최상의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이번 투자로 JV 가치를 기반으로 한 대한항공과의 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 소식이 전해진 뒤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내심 반겼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델타항공이 JV 파트너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 지분을 16% 가깝게 사들이며 조 회장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델타의 한진칼 지분 매입 소식은 조 회장 측에는 호재다. 델타가 자신의 지분을 조 회장의 우호지분이라고 밝히지 않더라도, 대한항공과 깊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 경영을 맡은 조 회장을 흔드는 방향의 의결권 행사는 하지 않을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진칼 지분은 조양호 전 회장과 조원태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28.93%로 가장 많고, KCGI가 15.98%로 뒤를 쫓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KCGI가 한진칼 지분을 20%까지 늘리며 견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최근에는 투자금 확보가 어려워 지분 추가 매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KCGI는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금융기관에 대출을 받아 다시 한진칼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지분율을 올려왔다.
그러나 지난 11일 미래에셋대우가 KCGI의 한진칼 주식 담보 대출 연장을 거절하면서 이달 22일 KCGI는 대출금 200억원을 상환하고 곧 200억원을 추가로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를 두고 한진그룹이 미래에셋대우를 회유해 만기 연장을 막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재계 일각에서 나왔다.
최근에는 KCGI가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
공정거래법상 펀드든 기업이든 상장법인의 지분을 15% 이상 보유하게 되면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수 있는지 보기 위해 공정위가 심사하게 돼 있다.
공정위는 KCGI가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의 현황을 보면서 한진칼 지분 매입이 경쟁을 제한할 개연성이 있는지 심사한다.
기업결합 심사를 통해 문제가 발견되면 특정 지분을 매각하게 하거나 아예 신청 자체를 불허할 수도 있다.
앞으로 델타가 예고대로 한진칼 지분율을 10%까지 늘리면 조 회장 측에는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이 40%에 육박해져 사실상 경영권 논란이 일기 어려운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델타항공은 조양호 회장 시절부터 대한항공과 탄탄한 협력관계를 맺어왔다.
대한항공이 주도해 2000년 창설한 항공동맹체 스카이팀 멤버로 참여했고, 작년 5월에는 항공사 간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 단계인 JV를 출범시키며 '공동운명체'가 됐다. 바스티안 CEO는 이달 1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기자간담회에서도 대한항공과 조원태 회장을 직접 언급하며 신뢰감을 나타냈다.
당시 그는 "대한항공과의 JV 파트너십은 강하고 견고하며 잠재력도 크다"며 "대한항공과는 스카이팀 창설 때부터 20년간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JV를 더 심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또 "대한항공과 조양호 전 회장은 우리의 오랜 파트너였다"며 "그의 가족들의 문제로 걱정하지 않는다.
새로 리더십을 행사하는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미래 관계에서도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조원태 측 우호지분 40% 육박 가능성…"KCGI 지분 16%로 견제 어려워져" 미국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 청신호가 켜졌다.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 매입이 자사의 이익과 성장을 위한 투자라고 소개했지만,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경영권 안정을 위한 조치로 받아들이며 반겼다.
미국 최대 항공사 중 하나로 꼽히는 델타항공은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시절부터 대한항공과 우호·협력 관계를 맺어온 항공사다. 델타항공은 20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 '뉴스 허브' 코너를 통해 "대한항공 대주주인 한진칼 지분 4.3%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이어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은 후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한진칼은 한진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로, 대한항공 등 계열사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에드워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대한항공과 맺은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JV)를 통해 주주들에게 가장 강력한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미국과 아시아는 잇는 최상의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이번 투자로 JV 가치를 기반으로 한 대한항공과의 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 소식이 전해진 뒤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내심 반겼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델타항공이 JV 파트너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 지분을 16% 가깝게 사들이며 조 회장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델타의 한진칼 지분 매입 소식은 조 회장 측에는 호재다. 델타가 자신의 지분을 조 회장의 우호지분이라고 밝히지 않더라도, 대한항공과 깊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 경영을 맡은 조 회장을 흔드는 방향의 의결권 행사는 하지 않을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진칼 지분은 조양호 전 회장과 조원태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28.93%로 가장 많고, KCGI가 15.98%로 뒤를 쫓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KCGI가 한진칼 지분을 20%까지 늘리며 견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최근에는 투자금 확보가 어려워 지분 추가 매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KCGI는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금융기관에 대출을 받아 다시 한진칼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지분율을 올려왔다.
그러나 지난 11일 미래에셋대우가 KCGI의 한진칼 주식 담보 대출 연장을 거절하면서 이달 22일 KCGI는 대출금 200억원을 상환하고 곧 200억원을 추가로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를 두고 한진그룹이 미래에셋대우를 회유해 만기 연장을 막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재계 일각에서 나왔다.
최근에는 KCGI가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
공정거래법상 펀드든 기업이든 상장법인의 지분을 15% 이상 보유하게 되면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수 있는지 보기 위해 공정위가 심사하게 돼 있다.
공정위는 KCGI가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의 현황을 보면서 한진칼 지분 매입이 경쟁을 제한할 개연성이 있는지 심사한다.
기업결합 심사를 통해 문제가 발견되면 특정 지분을 매각하게 하거나 아예 신청 자체를 불허할 수도 있다.
앞으로 델타가 예고대로 한진칼 지분율을 10%까지 늘리면 조 회장 측에는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이 40%에 육박해져 사실상 경영권 논란이 일기 어려운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델타항공은 조양호 회장 시절부터 대한항공과 탄탄한 협력관계를 맺어왔다.
대한항공이 주도해 2000년 창설한 항공동맹체 스카이팀 멤버로 참여했고, 작년 5월에는 항공사 간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 단계인 JV를 출범시키며 '공동운명체'가 됐다. 바스티안 CEO는 이달 1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기자간담회에서도 대한항공과 조원태 회장을 직접 언급하며 신뢰감을 나타냈다.
당시 그는 "대한항공과의 JV 파트너십은 강하고 견고하며 잠재력도 크다"며 "대한항공과는 스카이팀 창설 때부터 20년간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JV를 더 심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또 "대한항공과 조양호 전 회장은 우리의 오랜 파트너였다"며 "그의 가족들의 문제로 걱정하지 않는다.
새로 리더십을 행사하는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미래 관계에서도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