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오너 구속 전문 한동훈, '법무검찰의 입' 주영환 심재철
명재권 허경호 등 영장전담판사...임성택 지평 대표 맡아
특허 분쟁 '역전의 명수' 유영선, 자문분야 윤성조 김기영 두각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https://img.hankyung.com/photo/201906/AB.19928559.1.jpg)
27기는 2주 만에 315명 가운데 180명이 참여해 540만원을 모았다. 후원금 전달은 결국 무산됐다. 연수원 27기 전체 이름을 걸면 안된다는 반발이 컸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27기는 ‘요즘 애들’ ‘신세대 기수’란 소리를 듣게 됐다. 당시로서는 PC통신으로 의견을 나누다가 실제 행동에 나서는 것이 매우 생소하고 충격적인 일이었다. 연수원에 컴퓨터와 프린터가 보급되고 패션과 해외여행에 관심을 갖는 연수생들이 급격히 늘어난 즈음이었다.
![임성택 지평 대표변호사](https://img.hankyung.com/photo/201906/AB.19928558.1.jpg)
![주영환 대검찰청 대변인](https://img.hankyung.com/photo/201906/AB.19928567.1.jpg)
27기는 20여년이 지나 검찰과 법원, 변호사업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됐다. 검찰행(行)을 선택한 27기는 이번에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으로 승진까지 바라보게 됐다. 문무일 검찰총장보다 5기수나 낮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후임으로 파격 발탁되면서다.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는 검사장 후보 ’0순위’로 꼽힌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두 명의 전직 대통령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기소하는 등 ‘적폐청산 수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구속기소한 전력이 있어 ‘재벌 저승사자’로도 불린다.
![정계선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https://img.hankyung.com/photo/201906/AB.19928566.1.jpg)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공식 입장을 전달하는 대변인들도 모두 27기다. 심재철 법무부 대변인과 주영환 대검찰청 대변인이다. 심 대변인은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을 지내며 가상화폐종합대책을 세웠고, 주 대변인은 대검 중앙수사부의 후신인 부패범죄특별수사단에서 1팀장을 지냈다. 검사장 물망에 올라 있는 정순신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은 대검찰청 부대변인을 지냈다. 그는 2012년 유진그룹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광준 당시 서울고검 부장검사를 조사하기 위해 꾸려진 특임검사팀에서 활동했다.
![심재철 법무부 대변인](https://img.hankyung.com/photo/201906/AB.19928557.1.jpg)
![정순신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https://img.hankyung.com/photo/201906/AB.19928561.1.jpg)
![유영선 김앤장 변호사](https://img.hankyung.com/photo/201906/AB.19928564.1.jpg)
![윤성조 태평양 변호사](https://img.hankyung.com/photo/201906/AB.19928565.1.jpg)
변호사업계에서도 이름을 대면 알만한 27기가 많다. 지난 3월 법무법인 지평의 경영총괄대표로 선임된 임성택 변호사가 대표적이다. 임 변호사는 법무법인 세종에서 함께 일하던 양영태 변호사(24기)와 함께 10여명의 변호사를 모아 2000년 지평을 세웠다. 임 변호사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과 같은 서울대 법대 82학번으로 법대 학생회장 출신이다. 대학을 다니다 학생운동을 이유로 제적됐고, 재입학을 하느라 동기들보다 2년 늦게 졸업했다.
특허 전문가인 유영선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역전의 명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그는 지난해 뇌 질환 치료제인 글리아타민과 글리아티린의 상표다툼에서 글리아타민 측을 맡아 “두 상표가 서로 유사하지 않다”는 승소 판결을 끌어냈다. 항소심에서 패소해 연매출 수백 억 원짜리 제품이 판매금지 될 뻔한 것을 대법원에서 뒤집은 것이다. 유 변호사는 거푸집의 일종인 ‘갱폼’의 특허권자를 대리해 항소심에서 졌던 판결을 대법원 파기환송심에서 승소로 뒤집기도 했다.
인수합병(M&A) 분야에서 손꼽히는 변호사도 여럿이다. 윤성조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사모펀드(PEF) 전문가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쳐스의 1조원 규모 SSG닷컴(신세계 그룹 온라인 유통법인)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2014년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도 그의 손에서 이뤄졌다. 법무법인 율촌에서는 김기영 변호사가 있다. 김 변호사는 STX 현대상선 대우조선해양 등 대규모 기업구조조정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끌어냈다. 법무법인 광장의 문호준 변호사는 MBK의 롯데카드 인수와 LG서브원의 MRO사업 매각 등을 자문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