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석 현대공업 대표 "공유경제시대엔 車수요 10분의 1로…태양광 투자한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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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시대를 맞아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현대공업이 태양광 업체 '해줌', 소프트센서 업체 '필더세임(Feel the Same)'에 투자한 이유입니다."
강현석 현대공업 대표는 지난 20일 '자동차 부품과 연관성이 낮아보이는 기업에 투자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이 같이 답했다. 강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새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기술력이 좋은 업체의 지분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가 자동차 시장 밖으로 눈을 돌리게 된 이유는 시장의 성장세가 예전같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공업은 2013년 12월 상장 후 2014년 매출액 1804억원, 영업이익 162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2016년 매출액 2131억원, 영업이익 182억원으로 성장의 정점을 찍었다. 2017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2017년 매출액은 1766억원으로 전년보다 1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1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실적이 뒷걸음질치는 가운데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활로 모색의 계기가 됐다. 이에 강 대표는 2016년부터 주요 산업군의 박람회장을 다니기 시작했다. 자동차 박람회는 물론 IT·아동·실버 등 박람회를 두루 둘러봤다. 최근엔 2년마다 소비자가전전시회(CES)도 방문하고 있다.
강 대표는 "박람회에서 자동차 부품 산업과 접목할 만한 기술을 찾는 것은 쉽지 않지만, 외국은 이미 공유경제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과거 CES 방문 땐 호텔에서 묵었지만, 최근엔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면서 경비를 절반 이상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산업 트렌드를 파악한 강 대표는 곧바로 투자에 나섰다. 태양광 시공·발전량예측을 담당하는 업체 해줌엔 2017년 투자했다. 해줌은 지역별로 태양광 발전이 몇 시간 정도 가능한 지 전국의 햇빛지도를 만들어서 관리한다. 지난해 매출액 158억원, 영업이익 8억원을 기록했다. 또 배준범 유니스트 교수가 창업한 소프트 센서 관련 사업을 전개하는 필더세임에도 투자금을 집행했다.
강 대표는 "자동차가 전동화가 된다면 전력 공급 문제가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며 "태양광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미리 투자를 진행했고, 필더세임도 이러한 점을 감안해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유경제 관련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엔 수소·전기차 공유기업 제이카에 6억원 규모로 지분을 투자했다. 광주광역시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제이카는 최근 경상남도 창원에도 영업망을 확대했고, 서울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공유시대가 도래하면 자동차 수요가 10분의 1로 줄어들어도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게 되며, 여기에 자율주행까지 본격화되면 자동차 수요가 30% 더 줄어들게 된다"며 "여기에 완성차 업체들도 고민하면서 구독 프로그램을 내놓는 등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현대공업은 투자할 만한 기업을 찾을 계획이다. 지난 4월엔 스타트업 전문 엑셀러레이터 '선보엔젤파트너스'와 6억원 규모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선보엔젤파트너스는 친환경 등 미래차 트렌드를 이끌 기술기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또 2017년부터 산업은행과 라이트하우스가 결성한 '중견기업 연합펀드'에 출자자(LP)로 참여하고 있다. 중견기업 연합펀드는 500억원 규모로 현대공업은 20억원을 출자했다.
강 대표는 "중견기업 연합펀드와 선보엔젤파트너스 등을 통해 2차 전지 등 업체에도 투자하기 위해 알아보고 있다"며 "자동차 신제품과 접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를 위주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업체에 투자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도 충분한 상태다. 현대공업의 부채비율은 48%로 차입금은 전혀 없다. 현금성자산으로 490억원, 투자부동산 48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증권가에서 재무구조가 우량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실적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부진하지만, 국내에선 완성차 업체의 물량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현대공업은 1분기 영업이익이 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1분기 매출액은 423억원으로 14.7% 늘었다.
강 대표는 "중국 차 시장이 20% 가량 줄어들면서 공장 가동률이 줄고, 업계에선 구조조정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 만큼 이번 사이클을 잘 넘기면 오히려 매출이 회복되는 시기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내에선 현대차 팰리세이드 등 수주가 늘어나면서 올해 실적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지분 투자 외에 M&A(인수·합병)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50주년을 맞아 기존 사업인 자동차 부품 매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한 단계 도약을 노리겠다"며 "기술력이 뛰어난 업체가 있다면 M&A 등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강현석 현대공업 대표는 지난 20일 '자동차 부품과 연관성이 낮아보이는 기업에 투자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이 같이 답했다. 강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새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기술력이 좋은 업체의 지분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가 자동차 시장 밖으로 눈을 돌리게 된 이유는 시장의 성장세가 예전같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공업은 2013년 12월 상장 후 2014년 매출액 1804억원, 영업이익 162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2016년 매출액 2131억원, 영업이익 182억원으로 성장의 정점을 찍었다. 2017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2017년 매출액은 1766억원으로 전년보다 1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1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실적이 뒷걸음질치는 가운데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활로 모색의 계기가 됐다. 이에 강 대표는 2016년부터 주요 산업군의 박람회장을 다니기 시작했다. 자동차 박람회는 물론 IT·아동·실버 등 박람회를 두루 둘러봤다. 최근엔 2년마다 소비자가전전시회(CES)도 방문하고 있다.
강 대표는 "박람회에서 자동차 부품 산업과 접목할 만한 기술을 찾는 것은 쉽지 않지만, 외국은 이미 공유경제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과거 CES 방문 땐 호텔에서 묵었지만, 최근엔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면서 경비를 절반 이상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산업 트렌드를 파악한 강 대표는 곧바로 투자에 나섰다. 태양광 시공·발전량예측을 담당하는 업체 해줌엔 2017년 투자했다. 해줌은 지역별로 태양광 발전이 몇 시간 정도 가능한 지 전국의 햇빛지도를 만들어서 관리한다. 지난해 매출액 158억원, 영업이익 8억원을 기록했다. 또 배준범 유니스트 교수가 창업한 소프트 센서 관련 사업을 전개하는 필더세임에도 투자금을 집행했다.
강 대표는 "자동차가 전동화가 된다면 전력 공급 문제가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며 "태양광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미리 투자를 진행했고, 필더세임도 이러한 점을 감안해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유경제 관련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엔 수소·전기차 공유기업 제이카에 6억원 규모로 지분을 투자했다. 광주광역시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제이카는 최근 경상남도 창원에도 영업망을 확대했고, 서울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공유시대가 도래하면 자동차 수요가 10분의 1로 줄어들어도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게 되며, 여기에 자율주행까지 본격화되면 자동차 수요가 30% 더 줄어들게 된다"며 "여기에 완성차 업체들도 고민하면서 구독 프로그램을 내놓는 등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현대공업은 투자할 만한 기업을 찾을 계획이다. 지난 4월엔 스타트업 전문 엑셀러레이터 '선보엔젤파트너스'와 6억원 규모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선보엔젤파트너스는 친환경 등 미래차 트렌드를 이끌 기술기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또 2017년부터 산업은행과 라이트하우스가 결성한 '중견기업 연합펀드'에 출자자(LP)로 참여하고 있다. 중견기업 연합펀드는 500억원 규모로 현대공업은 20억원을 출자했다.
강 대표는 "중견기업 연합펀드와 선보엔젤파트너스 등을 통해 2차 전지 등 업체에도 투자하기 위해 알아보고 있다"며 "자동차 신제품과 접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를 위주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업체에 투자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도 충분한 상태다. 현대공업의 부채비율은 48%로 차입금은 전혀 없다. 현금성자산으로 490억원, 투자부동산 48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증권가에서 재무구조가 우량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실적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부진하지만, 국내에선 완성차 업체의 물량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현대공업은 1분기 영업이익이 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1분기 매출액은 423억원으로 14.7% 늘었다.
강 대표는 "중국 차 시장이 20% 가량 줄어들면서 공장 가동률이 줄고, 업계에선 구조조정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 만큼 이번 사이클을 잘 넘기면 오히려 매출이 회복되는 시기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내에선 현대차 팰리세이드 등 수주가 늘어나면서 올해 실적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지분 투자 외에 M&A(인수·합병)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50주년을 맞아 기존 사업인 자동차 부품 매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한 단계 도약을 노리겠다"며 "기술력이 뛰어난 업체가 있다면 M&A 등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