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10분 전 상황까지 치달았던 미국의 이란 보복공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명령으로 중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이란의 미군 무인기 드론 격추에 대한 보복 공격을 실행 10분 전 자신이 직접 중단시켰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공식 계정에서 "우리는 어젯밤 3곳에 보복공격을 하려 했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을 수 있냐고 물으니 장군이 '150명'이라 대답했다"면서 "(미군) 무인기 격추에 (피해가) 비례하지 않아서 공격 10분 전에 내가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실제 미국이 대이란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면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던 셈이다. 미국-이란 무력충돌로 걷잡을 수 없는 중동지역 전쟁 발발 위기에 내몰릴 수도 있었다.
이란 보복 공격 중단 및 추가 제재를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트위터 캡처
이란 보복 공격 중단 및 추가 제재를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보복 공격은 중단했다면서도, 미군의 공격 능력 과시는 잊지 않았다. 그는 트위터에서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 우리 군은 최신이며 진군할 준비가 돼 있고 세계 최강"이라고 밝혔다. 150명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공격을 인권 차원에서 중단했지만 향후 얼마든지 공격할 수 있음을 부각, 이란을 압박한 셈이다.

대이란 추가 제재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가 이란을 물어뜯고 있고 더 많은 제재가 어젯밤 추가됐다"며 "이란은 절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미국을 겨냥해서도, 전 세계를 겨냥해서도"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보복 공격 중단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경찰국가 역할'에 회의적 시각을 다시 드러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대표적 중동 분쟁지역인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 내 주둔 미군 철수 및 감축을 추진해온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150명의 사망은 무인기 격추에 비례하지 않음을 시사한 것"이라면서 "보통 대통령과 국가안보 당국자들 사이의 초기 논의에서 제공되는 (사상 규모) 정보를 트럼프 대통령이 왜 그렇게 늦게 얻게 됐는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