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 3R 3타 줄여 3타차 선두
퍼트 못해 바닥 헤맨 한상희, 고감도 퍼트로 첫 우승 눈앞
2009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 입회한 한상희(29)는 2014년에야 겨우 1부 투어에 올라왔다.

그러나 작년까지 해마다 시드전을 다시 치러야 했다.

상금랭킹 60위 이내에 들어야 지킬 수 있는 이듬해 시드를 해마다 잃었기 때문이었다.

작년에는 시드전에서도 41위에 그쳐 올해는 주 무대를 2부 투어인 드림투어로 옮겨야 했다.

간간이 출전한 KLPGA 투어에서 5번이나 컷 탈락했고 겨우 한번 컷을 통과한 대회에서도 57위에 그쳤다.

이런 부진의 원인은 쇼트 게임과 퍼트였다.

특히 퍼트는 골프를 그만두고 싶어질만큼 심각했다.

시즌이 끝나면 퍼트 순위는 대부분 100위 밖이었다.

큰 키(174㎝)에서 뿜어나오는 장타력에 아이언샷도 크게 뒤지지 않은데도 105차례 대회에서 톱10 입상은 단 한 번뿐이고 컷 탈락이 더 많았던 이유는 그린에만 올라가면 쩔쩔매는 형편없는 퍼트였다.

이런 한상희가 놀라운 퍼트 솜씨를 앞세워 생애 첫 우승을 눈앞에 뒀다.

한상희는 22일 경기도 포천의 포천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3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쓸어 담으며 3언더파 69타를 쳤다.

전날 1타차 선두로 나섰던 한상희는 2위와 격차를 3타로 벌린 중간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이틀 내리 선두를 지켰다.

사흘 동안 21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내리 60대 타수를 적어낸 원동력은 그동안 그토록 한상희를 힘들게 했던 퍼트였다.

2라운드 때 단 25개의 퍼트로 버디 7개를 잡아내 단독 선두로 올라섰던 한상희는 이날 3라운드에서도 놀라운 퍼트 감각을 뽐냈다.

이날도 퍼트는 28개로 막았다.

전날에는 5m 이내 퍼트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던 한상희는 이날은 장거리 퍼트마저 쏙쏙 빨려 들어가는 행운마저 따랐다.

14번 홀(파3)에서 14m 버디 퍼트가 들어가자 자신도 놀라는 눈치였다.

"퍼트 입스까지 겪어봤다"는 한상희는 "퍼트 어드레스를 하면 공이 들어갈 것 같았다.

치면 '괜찮다'는 느낌이 왔다.

생각한대로 공이 갔다"면서 퍼트를 수훈갑으로 꼽았다.

다만 18번 홀(파5) 트리플보기가 못내 아쉬웠다.

티샷을 페어웨이에서 한참 벗어난 왼쪽 산등성이로 날린 한상희는 세 번 만에 그린 근처까지 볼을 보냈지만 네 번째 샷에서 또 실수를 저질러 5번 만에 그린에 올라왔고 짧은 더블보기 퍼트를 놓치는 등 3퍼트를 했다.

이 실수로 7타라는 여유가 사라져 최종 라운드가 쉽지 않아졌다.

한상희는 "여기까지 온 게 감사하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도 한상희는 "운이 좋으면 우승할 것이다.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하늘에 맡기겠다.

웬만하면 공격적으로 치지 않을 생각이다.

수비적으로 가면서 기회를 보려 한다.

리듬이 좋으면 공격적으로 경기하겠다"고 최종 라운드 계획을 밝혔다.

5타를 줄인 이번 시즌 개막전 우승자 박지영(23)과 3언더파를 친 김예진(24)이 중간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최종일 역전 우승에 도전한다.

4언더파 68타를 신고한 고참 윤슬아(33)가 4타차 4위(10언더파 206타)에 올라 통산 5승째를 노린다.

디펜딩 챔피언인 상금랭킹 1위 최혜진(20)은 8번홀(파4) 샷 이글로 기세를 올렸지만, 버디 하나 없이 보기만 2개를 적어내 8타차 공동 8위(6언더파 210타)에 머물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