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분쟁·성장둔화에 연준까지…한은, 울고싶은데 뺨맞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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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 전망 확산…7월 금통위서 전격 인하 가능성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에다 한은의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예상보다 심해져 양국의 패권 다툼으로 번진 가운데, 국내 경제에는 수출·투자·내수부진이 덮쳤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조만간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이르면 7월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김소영 교수는 23일 "금통위가 7∼8월 중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연준이 연내 두 번 인하한다면 한은도 두 번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시각은 무엇보다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가 세계 경제에 전방위로 미치는 악영향에 토대를 두고 있다.
협상이 원만히 타결되리라던 낙관론은 물 건너간 지 오래다.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이 담판을 벌이지만, 분쟁이 단번에 해소되긴 어렵다는 비관론이 짙다.
따라서 무역분쟁은 한동안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반도체 경기의 반등도 늦어지고 있다.
반도체 시황은 우리나라 수출에, 수출은 경기에 직결된다.
현재 경기와 앞으로의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선행지수 순환변동치 동반 하락은 4월 들어 멈췄으나, 반등 신호도 아직 미약하다.
반도체 수출 부진에 이달 1∼20일 수출은 1년 전보다 10.0% 감소했다.
올해 세계 반도체 매출이 지난해보다 3% 감소하는 데 그친다고 봤던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도 최근 감소폭을 12.1%로 제시했다.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많은 FOMC 참석자들은 더욱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근거가 강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FOMC 성명에서도 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갖겠다는 단어가 사라지고 "경기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미국 채권시장의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도 2.0%대까지 내리는 등 시장에선 인하 기대가 커졌다.
그러자 금리 인하에 선을 긋던 이주열 한은 총재와 금통위의 기류도 급변하고 있다.
입장 변화의 '명분'이 마땅치 않았던 한은 입장에서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 아니냐는 평가마저 나온다.
이 총재는 지난 12일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한 데 이어 20일에는 "대외 여건이 예상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은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창립기념사 문구도 그런 상황을 반영하려 의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4월 금통위를 마치고 "금리 인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무역분쟁 불확실성에도 5월에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직 아니다"고 했던 이 총재다.
기류 급변은 금통위 내부에서도 감지됐다.
5월 금통위 회의에서 한 금통위원은 "성장 경로의 하방 리스크 확대와 물가의 부진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인하의 당위성이 있다"면서도 "예고 후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좋겠다"는 견해를 보였다.
곧 인하 의견을 내겠다고 한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바클레이즈, 씨티 등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은 다음 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나온다고 봤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인 연 1.75%를 꾸준히 밑도는 등 시장에선 이미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2년 이후 국고채 3년물과 기준금리 사이 역전이 발생하면 4개월 이내에 기준금리가 인하됐다"고 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월 24일(연 1.749%) 이후 약 두 달 동안 꾸준히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다.
다만 당장 7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가 이뤄지긴 이르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일단 7월 금통위 직후 성장률 전망치를 2% 초반대로 하향 조정하고, 7월 말 발표되는 2분기 성장률 속보치를 확인한 뒤 8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합뉴스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에다 한은의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예상보다 심해져 양국의 패권 다툼으로 번진 가운데, 국내 경제에는 수출·투자·내수부진이 덮쳤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조만간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이르면 7월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김소영 교수는 23일 "금통위가 7∼8월 중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연준이 연내 두 번 인하한다면 한은도 두 번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시각은 무엇보다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가 세계 경제에 전방위로 미치는 악영향에 토대를 두고 있다.
협상이 원만히 타결되리라던 낙관론은 물 건너간 지 오래다.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이 담판을 벌이지만, 분쟁이 단번에 해소되긴 어렵다는 비관론이 짙다.
따라서 무역분쟁은 한동안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반도체 경기의 반등도 늦어지고 있다.
반도체 시황은 우리나라 수출에, 수출은 경기에 직결된다.
현재 경기와 앞으로의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선행지수 순환변동치 동반 하락은 4월 들어 멈췄으나, 반등 신호도 아직 미약하다.
반도체 수출 부진에 이달 1∼20일 수출은 1년 전보다 10.0% 감소했다.
올해 세계 반도체 매출이 지난해보다 3% 감소하는 데 그친다고 봤던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도 최근 감소폭을 12.1%로 제시했다.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많은 FOMC 참석자들은 더욱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근거가 강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FOMC 성명에서도 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갖겠다는 단어가 사라지고 "경기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미국 채권시장의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도 2.0%대까지 내리는 등 시장에선 인하 기대가 커졌다.
그러자 금리 인하에 선을 긋던 이주열 한은 총재와 금통위의 기류도 급변하고 있다.
입장 변화의 '명분'이 마땅치 않았던 한은 입장에서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 아니냐는 평가마저 나온다.
이 총재는 지난 12일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한 데 이어 20일에는 "대외 여건이 예상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은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창립기념사 문구도 그런 상황을 반영하려 의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4월 금통위를 마치고 "금리 인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무역분쟁 불확실성에도 5월에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직 아니다"고 했던 이 총재다.
기류 급변은 금통위 내부에서도 감지됐다.
5월 금통위 회의에서 한 금통위원은 "성장 경로의 하방 리스크 확대와 물가의 부진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인하의 당위성이 있다"면서도 "예고 후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좋겠다"는 견해를 보였다.
곧 인하 의견을 내겠다고 한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바클레이즈, 씨티 등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은 다음 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나온다고 봤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인 연 1.75%를 꾸준히 밑도는 등 시장에선 이미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2년 이후 국고채 3년물과 기준금리 사이 역전이 발생하면 4개월 이내에 기준금리가 인하됐다"고 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월 24일(연 1.749%) 이후 약 두 달 동안 꾸준히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다.
다만 당장 7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가 이뤄지긴 이르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일단 7월 금통위 직후 성장률 전망치를 2% 초반대로 하향 조정하고, 7월 말 발표되는 2분기 성장률 속보치를 확인한 뒤 8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