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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中 이어 이란에도 어김없이…트럼프의 '노 러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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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렛대 확보한 뒤 속도조절…성과 저조시 실패론 차단 역할"
    "北협상 학습효과서 기인" 분석도…WP "터프하게 보이려는 트럼프, 외교정책 혼선"
    北·中 이어 이란에도 어김없이…트럼프의 '노 러시 전략'
    '서두르지 않는다(no rush)는 '느긋 전략'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외교 전략의 '패턴'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2일(현지시간) '트럼프의 노 러시 외교정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늘어지는 협상 과정에서 충분한 공간을 스스로 제공, 전략이 어그러질 경우 자신을 보호한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성미가 급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재임에 최대 걸림돌이 되는 외교 현안에 관한 한, 세간의 주목을 받는 협상들의 진전에 대한 압박을 받을 때마다 인내심을 나타내려 하면서 같은 언급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다"며 중국과의 무역 협상,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이란과의 갈등 등을 그 예로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 러시' 전략은 이란에 대해서도 어김없이 적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이란의 무인기 격추에 대한 보복공격을 하려다 취소했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리면서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두르지 않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후렴구'는 그가 북한에 대해 언급할 때도 '단골'로 쓰는 표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12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이었던 지난 12일 "나는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북한과 매우 잘 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낙관론을 발신하면서도 "서두를 게 없다"는 말을 네 번이나 했다.

    그는 지난 5월10일 미중간 고위급 무역협상이 진행중이던 상황에서 2천억 달러(약 235조6천억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한 뒤 게시한 트윗을 통해서도 "중국과의 협상은 서로가 매우 마음이 맞는 방식으로 계속되고 있다.

    단연코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렛대를 가진 한 '시간은 우리 편'인 만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속도조절론인 셈이다.

    북한과 이란의 경우 제재, 중국에 있어서는 관세가 미국 입장에서는지렛대이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오는 24일 부과하겠다고 22일 기자들에게 밝힌 상태이다.

    전·현직 행정부 당국자들은 "'노 러시' 접근법은 단순한 레토릭 차원을 넘어 하나의 협상 전략이자 협상의 진전이 더딘 상황을 가리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무엇보다 '노 러시' 접근법은 협상이 질질 끌거나 전략이 제대로 먹히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를 덮어줄 명분을 제공하는 '실용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한 전직 백악관 당국자는 폴리티코에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시간표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움으로써 당장 성과를 얻어내지 못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기대치를 낮추고 '시간은 내 편'이라는 새로운 명분을 확보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노 러시' 접근법은 북한과의 협상 등에 따른 학습효과에 기인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직 당국자는 "그는 학습을 통해 접근법을 조정한 셈"이라고 전했다.

    모든 것을 금방 해결할 것처럼 말하는 게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화법이지만 북한과의 돌파구 마련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가 충분한 진전이 없다고 비난만 초래했던 '초기의 실수' 등에서 터득한 바가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노 러시' 접근법에도 불구,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중대한 외교적 위기들이 해법을 제대로 찾지 못할 경우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폴리티코는 "당장 중국과의 '관세 전쟁'은 장기화 시 내년 대선 국면에서 관세의 영향을 받는 경합주(州) 승리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나 이란과의 합의에 실패할 경우의 위험부담에 대해서도 잘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거친 레토릭에도 불구,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여온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이란과 전쟁할 경우 재선 승리를 망치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날 분석 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둘러싼 혼란상을 전하면서 이란에 대한 보복공격 철회 사례를 들어 "중동뿐 아니라 전 세계에 걸친 외교 정책을 관통하는 '일관성 부족'을 다시 한번 부각해주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적으로는 '터프'해 보이고 싶어하지만, 그가 실제로 성취하고자 하는 결과는 이보다 더 흐릿할 수가 없다"며 "미국의 적성국인 이란이나 북한,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에 대한 정책을 두고도 혼선이 초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상황실 회의에 자주 참석하는 행정부 당국자들조차도 어떻게 해야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할지에 대해 혼란스러워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년여간 외교 정책의 위기를 촉발하는 데는 매우 '능숙한' 모습을 보였으나 정작 이를 제대로 해결해내지는 못했다고 WP는 지적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거친 대화'로 시작했지만, 용두사미 격이 됐다고 전했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정 박 한국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문제 대응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메시지를 보내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석좌는 "김정은이 이란 이슈를 본다면 '트럼프는 여러 가지를 협박하더라도 종이호랑이다.

    종이호랑이에 대해서는 더 강한 공격으로 대응하면 된다'라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 본인 이외에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정책의 '불확실성'은 실무협상 자체를 불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가 WP에 지적했다.

    차 석좌는 "그야말로 악순환"이라고 언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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