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주요 공모펀드는 지난 4월 이후 격화된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수익률을 일부 반납했지만 여전히 작년 하반기보다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1분기 고전을 면치 못했던 헤지펀드도 2분기 들어 대형주, 정보기술(IT)주가 살아나면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맷집 세진 중소형株 펀드…평균 수익률 6.7%
맷집 강해진 중소형주 펀드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53개 중소형주 펀드의 올 상반기 평균 수익률은 6.78%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4.49%)을 웃돌았고 대다수 공모펀드의 벤치마크(비교 대상 지수)로 쓰이는 코스피200지수(5.15%)도 상회했다. 뚜렷한 주도주 없이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개별 종목 장세가 펼쳐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개별 펀드로 눈을 돌리면 수익률 10% 이상을 기록한 펀드도 많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2팀이 운용하는 ‘한국투자중소밸류’ 펀드가 연초 이후 19.34% 수익률을 내면서 1위에 올랐다. 올 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슈피겐코리아(33.27%), 프로텍(69.14%), 오션브릿지(43.43%), 하나머티리얼즈(17.84%), 코프라(19.20%) 등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대표 펀드인 ‘신한BNPP뉴그로스중소형주’ 펀드(18.18%)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간판인 ‘한국밸류10년투자중소형’ 펀드(15.35%)가 각각 수익률 2, 3위를 차지했다. 작년 국내 주식형 액티브펀드 가운데 수익률 1위(-0.62%)였던 ‘KB중소형주포커스’ 펀드도 올 들어 12.16%의 양호한 성적을 냈다. 이들 펀드가 중점 투자한 휠라코리아(52.52%), 메지온(27.72%), 메리츠금융지주(29.44%) 등이 약진하면서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이들 중소형주 펀드의 수익률이 최근 3개월(-2.18%) 동안 부진했지만 연초 이후 누적 기준으로 여전히 두 자릿수 안팎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맷집’이 세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사장은 “조정 이후 5월 중순부터 삼성전자 등 대형주가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중소형주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그만큼 가격 매력이 높아지면서 하반기 재도약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헤지펀드는 IT 랠리로 기사회생

‘한국형 헤지펀드’의 간판 운용사들은 1분기 부진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1분기 손실을 기록했지만 상반기 결산에선 3.52% 수익률을 냈다. 타임폴리오에서 가장 설정액이 많은 ‘타임폴리오 더 타임-A’는 연초 이후 4.6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타임폴리오에서 독립한 빌리언폴드의 반전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1분기 5%대 손실을 기록했지만 4개 펀드 평균 수익률이 20.71%에 달해 ‘V자 반등세’를 보였다. 디에스자산운용(9.77%), 라임자산운용(5.99%) 등도 하락장에도 불구하고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헤지펀드가 강세를 보여온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최근 상승 랠리가 이어진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김대현 빌리언폴드자산운용 사장은 “5세대(5G) 이동통신, 핀테크, 비메모리 장비주 등에 투자한 것이 성과를 냈다”며 “유통 화장품 등 내수주에 대해 공매도(주가 하락에 베팅)한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