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엔씨소프트가 ‘게임 대장주’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증권가는 올해 1분기 부진했던 두 회사의 실적이 2분기가 지나면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반기 출시할 신작 게임의 흥행 여부가 승부의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작 앞세운 넷마블·엔씨…게임 대장株 '나야 나'
주인 없는 게임 대장주 자리

지난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넷마블은 전날과 같은 12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0조7974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28위다. 같은 날 엔씨소프트는 500원(0.10%) 오른 48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10조6441억원(유가증권시장 29위)으로 넷마블과의 격차가 1533억원에 불과하다.

게임 대장주 자리는 올해 들어 일곱 차례 바뀌었다. 연초 대장주 자리를 지키던 엔씨소프트는 2월 초 올 들어 처음으로 넷마블에 시가총액을 역전당했다. 이후 실적 전망과 신작 출시 소식이 나올 때마다 두 종목은 엎치락뒤치락했다. 지난 3일 이후 대장주 자리를 차지한 넷마블을 엔씨소프트가 맹렬히 추격하는 모양새다.

하반기 신작으로 격돌

하반기 신작 출시 기대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넷마블은 4일 출시한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가 한국과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의 인기 만화가 원작인 이 게임은 출시 열흘 만에 일본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을 주인공으로 한 게임 ‘BTS월드’도 전 세계 출시(26일)를 앞두고 있다. 이경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성 게이머를 위한 게임이 희소한 가운데 방탄소년단 팬들이 게임 시장으로 신규 유입되면서 매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며 “트위터 팔로어가 2051만 명, 유튜브 구독자가 1975만 명에 달하는 BTS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세계 하루 매출이 21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씨소프트는 클라우드 게임(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해 놓고 TV, PC, 스마트폰 등 어느 기기를 통해서든지 즐길 수 있는 게임) 시대의 최대 수혜주로 주목받는다. 한 번의 개발을 통해 다양한 플랫폼에서 게임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전통 온라인 게임의 강자로서 장기적인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2분기 영업이익 각각 445억, 1183억원

두 회사는 1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넷마블은 전년 동기 대비 10.8% 감소한 33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엔씨소프트도 같은 기간 29.4% 줄어든 79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기존 게임의 매출이 감소한 데다 신작이 부재한 영향이다. 증권가는 신작 출시가 쏟아지는 2분기 이후 실적이 크게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넷마블과 엔씨소프트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445억원, 1183억원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니지1, 리니지M의 매출이 트래픽 증가와 아이템 판매 호조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리니지2M, 아이온2 등 신작의 하반기 해외시장 공략이 본격화되면 높은 국내 매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이 상반기 출시한 ‘킹오브파이터올스타한국’ 등이 매출에 기여하고 있지만 ‘블레이드앤소울’ 같은 기존 게임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BTS월드 매출이 반영되는 3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