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밍 응 트라이브벤처스 파트너 "싱가포르에 온 글로벌 인재들 사업하기 쉽게 판만 깔아줬죠"
“다양한 국가의 인재들이 싱가포르에서 사업을 시작하도록 판을 깔아준 게 ‘아시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허브’로 성장한 비결입니다.”

이밍 응 트라이브벤처스 파트너(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싱가포르에 진출한 외국 스타트업을 경쟁자로만 보는 건 좁은 시각”이라며 “싱가포르 정부도 국내 스타트업뿐 아니라 외국계 스타트업 육성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벤처캐피털(VC)인 트라이브벤처스는 올초 정부 지원을 받아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트라이브 액셀러레이터(창업 보육기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 후원할 스타트업 10개를 선정했다. 이 가운데 절반은 싱가포르에서 사업을 시작한 외국계 스타트업이다. 한국 스타트업 가운데선 블록체인 기반 상품이력 관리 서비스를 운영하는 템코와 블록체인 기반 차량 호출 서비스인 타다를 운영하는 엠블이 뽑혔다. 미국 홍콩 인도네시아 캄보디아의 스타트업도 트라이브의 투자를 받아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

이밍 응 트라이브벤처스 파트너 "싱가포르에 온 글로벌 인재들 사업하기 쉽게 판만 깔아줬죠"
그는 ‘정부 자금으로 외국계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데 반발은 없느냐’고 묻자 “중요한 건 창업자의 국가가 아니라 능력있는 창업자가 싱가포르에서 성장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에서 창업한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면 싱가포르는 스타트업 본사가 모인 허브가 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응 파트너는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선정된 스타트업과 함께 상하이, 서울, 샌프란시스코에서 현지 투자자 대상 설명회를 열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투자할 스타트업을 선정할 때는 기술력보다 스타트업이 풀고자 하는 ‘문제’에 집중한다는 게 응 파트너의 설명이다. 그는 “블록체인 등 새로운 개념이 도입될 때 소비자에겐 기술이 아니라 그 기술이 바꿀 생활 서비스가 중요하다”며 “기술은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발전시킬 수 있지만 기업이 지닌 문제의식은 바꾸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라도 결과물이 시장이 원하는 것과 다르면 쓸모없다”며 “해결하려는 문제가 시장이 원하는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투자 잣대”라고 덧붙였다.

싱가포르=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