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영 한국필립모리스 과학총괄상무는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탈리아 S대학에서 흡연자 2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한 결과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군의 산화 스트레스 지표(Nox²활성도)가 일반담배나 액상전자담배 사용군보다 유의미한 정도로 낮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자담배를 사용하면서 일반담배를 줄이거나 끊으면 일반 담배를 계속 피는 경우에 비해 전반적으로 폐기능이 호전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 실험은 전자담배와 일반담배를 피우는 각각 22명의 피험자를 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필립모리스는 그러나 구체적인 실험방법, 조건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6월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분석해 발표하면서 “일반담배와 동일한 발암물질이 검출됐고 일부 제품은 타르가 더 많다”고 밝혔다. 필립모리스는 식약처를 상대로 “분석 근거를 공개하라”며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필립모리스는 이날 “아이코스가 일반담배보다 유해물질이 90% 이상 적다”는 기존 주장을 재차 반복했다. 김 상무는 “모든 담배류는 죽상경화증(혈관 내부 변화로 발생하는 심뇌혈관질환의 총칭)을 발생시킬 수 있으며 전자담배 역시 유해하다”면서도 “전자담배는 일반담배를 끊거나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 교수 등을 지낸 의사 출신이다.
김태일 서울대 치의대 교수는 “일반담배 연기는 기체로 보이지만 실은 콜로이드(미세 고체 입자가 공기 중을 떠도는 상태)인데 반해 전자담배 연기엔 콜로이드가 거의 없다”며 “치아변색의 경우 일반담배가 전자담배보다 분명히 해롭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잇몸과 치조골 등에 염증을 일으키는 치주질환 유발에 관해서는 “(어떤 담배가 낫다는 결론의) 연구결과가 나온 바 없다”고 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