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지젤' 김지영 "제 춤이 그리움으로 남겨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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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고별무대 '지젤' 성황
깜짝 퇴단식에서 기립박수 받아
깜짝 퇴단식에서 기립박수 받아
발레리나 김지영은 애써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객석의 박수는 그칠 줄 몰랐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로서의 마지막 공연은 막이 내린 후 더 감동적인 무대를 펼쳐보였다.
지난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 오른 ‘지젤’은 열 살 때 처음 토슈즈를 신고 열아홉 살에 최연소로 국립발레단에 입단한 김지영의 퇴단 무대였다. 30여 년을 걸어온 한 길을 일단락하는 자리. 국립발레단은 발레단 간판스타로 활약해온 김지영과의 작별 무대를 세심하게 준비했다. 오페라하우스 로비 기둥은 다양한 작품 속 김지영의 모습으로 장식했다. 객석 자리마다 야광봉을 비치해 놓고 공연 후 ‘깜짝 퇴단식’ 계획을 관객들에게 안내했다.
빨간 커튼에 조명으로 새긴 “아름다운 발레리나 김지영 당신의 춤을 볼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란 문장은 이 특별한 공연을 찾은 팬들을 먹먹하게 했다. 김지영은 마지막 무대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사랑에 빠지는 순박한 소녀에서 배신감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여인으로, 못 이룬 사랑에 가슴 시린 지젤로 거듭났다. 그의 연기력은 몰입도를 높였고 섬세한 테크닉은 여전했다.
공연이 끝나고 두 번의 커튼콜 후 조명은 어두워졌다. 무대 위엔 김지영만 홀로 남았다. 갑자기 뒤편 스크린에서 영상이 흘러나왔다. 거듭된 연습과 부은 발목, 고된 재활 훈련과 화려한 무대 위 김지영의 모습이었다. 객석을 등지고 선 그는 고개를 떨군 채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과 무대에 오른 수십 명의 단원은 차례로 꽃을 한 송이씩 건네며 포옹으로 김지영의 다음을 응원했다.
오페라하우스 박스석까지 가득 채운 관객들은 별모양 야광봉을 흔들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특별 제작한 공연 안내 책자에 김지영이 직접 남긴 글이 목소리가 돼 객석에 전해지는 듯했다. “이 순간을 항상 생각해왔고 어떻게 마무리를 할까 고민했었는데 정작 다가오니 감사한 마음만 쌓였네요. (…) 오늘 저의 춤이 여러분의 가슴에 그리움으로 남겨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빨간 커튼에 조명으로 새긴 “아름다운 발레리나 김지영 당신의 춤을 볼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란 문장은 이 특별한 공연을 찾은 팬들을 먹먹하게 했다. 김지영은 마지막 무대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사랑에 빠지는 순박한 소녀에서 배신감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여인으로, 못 이룬 사랑에 가슴 시린 지젤로 거듭났다. 그의 연기력은 몰입도를 높였고 섬세한 테크닉은 여전했다.
공연이 끝나고 두 번의 커튼콜 후 조명은 어두워졌다. 무대 위엔 김지영만 홀로 남았다. 갑자기 뒤편 스크린에서 영상이 흘러나왔다. 거듭된 연습과 부은 발목, 고된 재활 훈련과 화려한 무대 위 김지영의 모습이었다. 객석을 등지고 선 그는 고개를 떨군 채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과 무대에 오른 수십 명의 단원은 차례로 꽃을 한 송이씩 건네며 포옹으로 김지영의 다음을 응원했다.
오페라하우스 박스석까지 가득 채운 관객들은 별모양 야광봉을 흔들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특별 제작한 공연 안내 책자에 김지영이 직접 남긴 글이 목소리가 돼 객석에 전해지는 듯했다. “이 순간을 항상 생각해왔고 어떻게 마무리를 할까 고민했었는데 정작 다가오니 감사한 마음만 쌓였네요. (…) 오늘 저의 춤이 여러분의 가슴에 그리움으로 남겨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