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사실상 마무리지으면서 우리금융지주와 손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롯데카드 인수 등 각종 호재로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진 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배구조 개편 마무리…우리금융·종금 '방긋'
“주가 짓눌렀던 불확실성 해소”

우리금융지주는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50원(0.36%) 오른 1만4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을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끌어올리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발표된 지난 21일 2.78% 하락했다가 이날 반등에 성공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1일 열린 이사회에서 우리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우리카드 지분 100%와 우리종금 지분 59.8%를 전량 매입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우리종금은 전액 현금(3928억원)으로 인수키로 했다. 우리카드는 절반은 현금(5984억원)으로 사들이고 나머지 절반은 우리금융지주 신주를 발행해 교환하기로 했다.

신주 발행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효과도 예상된 범위를 넘지 않았다는 평가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교환 비율은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1 대 0.44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지주가 재출범하던 올해 2월 곧바로 자회사로 편입시켰다면 14.0% 희석이 불가피했겠지만 지금은 6.2% 희석되는 수준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마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도 “피할 수 없었던 걸림돌을 드디어 치운 것”이라며 “주주가치 희석 효과도 상당 부분 주가에 선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매각 방식도 최대한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현행법상 은행은 지주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은행은 이번 개편안으로 생기는 우리금융지주 지분 4210만3377주(5.83%)를 인수일(9~10월)로부터 6개월 이내에 매각해야 한다”며 “다만 오버행(잠재적인 매도 물량)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수의 기관을 모집해 장외에서 통매각하는 방식이 채택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적 개선 기대↑

실적 개선 기대도 적지 않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의 2분기 실적은 경쟁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우수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900억원가량의 한진중공업 대손충당금 환입이 반영되면서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5237억원)를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도 “최근 MBK파트너스와 함께 인수한 롯데카드가 장기적으로 우리카드와 합병하는 시나리오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규모의 경제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 등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

우리종금도 현 주가가 우리금융지주의 매입가(주당 974원)보다 저평가돼 있는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종금은 21일 0.64% 오른 데 이어 이날도 2.04% 상승한 801원에 마감했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지주 내 자회사 가운데 지분율이 100%가 안 되는 곳은 우리종금뿐이어서 우리금융지주가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법적으로 반드시 금융지주사가 자회사 지분을 100% 확보해야 하는 게 아닌 데다 추가 매입 시기와 방법이 불확실해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