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팔고 더 먹고…'가격 폭락' 양파 구하기 대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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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豊에 가격 반토막
유통가 소비촉진 운동
유통가 소비촉진 운동
전남 함평, 영암 등 주요 양파 산지에선 농민들이 창고에 양파를 대량으로 쌓아 놓고 있다. 양파 구매처를 찾기 어려운 데다 지금 시세대로 팔면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 일부 농민은 밭을 갈아엎기도 했다. 유통업체 바이어들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생산량 때문에 출하를 기다리는 양파가 주요 산지 곳곳에 쌓여 있다”고 전했다.
양파 싸게 팔고, 요리법 전수
시름에 빠진 양파 농가를 구하기 위해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가 나섰다. 27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양파 소비촉진 행사를 벌인다. 크기가 9㎝ 이상인 ‘대과’만 담은 2.5㎏ 양파 한 망을 2480원에 판매한다. 지난달 3980원이던 가격을 확 낮췄다. 이마트뿐만이 아니다.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 등도 양파 농가 구하기에 속속 가세하고 있다.
유통사들이 잇달아 ‘양파 수요 창출’에 나선 것은 올해 양파 농사가 너무 잘돼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20㎏ 양파 도매가(상품 기준)가 약 38% 폭락했다. 지난해 평균 1만6387원이던 가격이 이달 들어 평균 1만43원으로 떨어졌다. 지난겨울 따뜻한 날씨로 인해 양파 농사가 ‘대풍’이 든 영향이다. 2년 전인 2017년 6월(2만2390원)과 비교하면 ‘반값’에도 미치지 않는다. 이 추세라면 올해 양파 생산량은 기존 최대치인 2014년의 158만t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백화점 중에선 현대백화점이 적극적이다.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무역센터점, 목동점 등 수도권 7개 매장에서 ‘양파 무한 담기’ 행사를 연다. 양파 산지로 유명한 전남 무안에서 난 양파를 개수에 상관없이 한 봉지 5900원에 판매한다. 봉지에 한가득 담았을 때 13개가 들어간다. 현대백화점 식품관에서 한 개씩 구매할 때보다 50%가량 저렴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직원식당의 양파 메뉴도 늘렸다. 토마토 양파 냉채, 근대양파 나물, 돈육등심 양파 깻잎말이 등을 내놓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식자재 사업을 하는 현대그린푸드는 양파 100t을 구매하기로 했다.
롯데슈퍼는 전라남도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 지역에서 300t의 양파를 일괄 구매했다. 2.7㎏짜리는 2590원, 12㎏짜리는 5990원에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오는 27일부터 1주일 동안 3㎏짜리 양파를 3200원에 내놓을 계획이다.
방송인 백종원 씨도 양파 농가 지원에 나섰다. 그는 유튜브 채널 ‘백종원의 요리비책’에 양파 손질과 보관법을 올렸다. 이틀 만에 100만 명 넘는 사람이 이 동영상을 봤다. 백씨는 방송에서 “쌀 때 사람들이 많이 먹으면 건강에도 좋고 농가를 돕기도 한다”며 “앞으로 다양한 양파 요리법을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클수록 가격이 싼 기현상도
양파 대풍에 이례적인 가격 역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큰 양파가 작은 양파보다 더 저렴해졌다.
양파는 크기에 따라 9㎝가 넘으면 ‘대과’, 6.5~9㎝는 ‘중과’로 분류한다. 통상 대과는 중과에 비해 10~20%가량 비싸다. 그러나 올 들어선 가격이 반대로 형성됐다. 대과가 중과보다 15%가량 낮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양파 생육이 좋아 평소 30% 미만인 대과 비중이 올해는 50% 이상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중국산 양파가 국내산 양파보다 더 비싸게 거래되기도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산 햇양파 민간 수입 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당 980원 정도였다. 이는 국내산 양파 가격 대비 63%가량 높은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달 중국산 양파 수입량은 전년 같은 달보다 67%나 급감했다.
양파값이 급락하고 물량이 남아돌자 수출로 활로를 찾으려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한 식자재 기업은 창고에 쌓여 있는 양파를 모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로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도 농산물 바이어를 경남 거창, 전남 무안 등 산지에 보내 수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정부도 수출 지원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양파 1만5000t 이상을 태국 베트남 등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수출업체엔 물류비를 기존 ㎏당 204원에서 274원으로 늘려 지원키로 했다. 또 양파 2만6000t을 긴급 수매하기로 했다.
안재광/안효주 기자 ahnjk@hankyung.com
양파 싸게 팔고, 요리법 전수
시름에 빠진 양파 농가를 구하기 위해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가 나섰다. 27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양파 소비촉진 행사를 벌인다. 크기가 9㎝ 이상인 ‘대과’만 담은 2.5㎏ 양파 한 망을 2480원에 판매한다. 지난달 3980원이던 가격을 확 낮췄다. 이마트뿐만이 아니다.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 등도 양파 농가 구하기에 속속 가세하고 있다.
유통사들이 잇달아 ‘양파 수요 창출’에 나선 것은 올해 양파 농사가 너무 잘돼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20㎏ 양파 도매가(상품 기준)가 약 38% 폭락했다. 지난해 평균 1만6387원이던 가격이 이달 들어 평균 1만43원으로 떨어졌다. 지난겨울 따뜻한 날씨로 인해 양파 농사가 ‘대풍’이 든 영향이다. 2년 전인 2017년 6월(2만2390원)과 비교하면 ‘반값’에도 미치지 않는다. 이 추세라면 올해 양파 생산량은 기존 최대치인 2014년의 158만t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백화점 중에선 현대백화점이 적극적이다.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무역센터점, 목동점 등 수도권 7개 매장에서 ‘양파 무한 담기’ 행사를 연다. 양파 산지로 유명한 전남 무안에서 난 양파를 개수에 상관없이 한 봉지 5900원에 판매한다. 봉지에 한가득 담았을 때 13개가 들어간다. 현대백화점 식품관에서 한 개씩 구매할 때보다 50%가량 저렴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직원식당의 양파 메뉴도 늘렸다. 토마토 양파 냉채, 근대양파 나물, 돈육등심 양파 깻잎말이 등을 내놓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식자재 사업을 하는 현대그린푸드는 양파 100t을 구매하기로 했다.
롯데슈퍼는 전라남도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 지역에서 300t의 양파를 일괄 구매했다. 2.7㎏짜리는 2590원, 12㎏짜리는 5990원에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오는 27일부터 1주일 동안 3㎏짜리 양파를 3200원에 내놓을 계획이다.
방송인 백종원 씨도 양파 농가 지원에 나섰다. 그는 유튜브 채널 ‘백종원의 요리비책’에 양파 손질과 보관법을 올렸다. 이틀 만에 100만 명 넘는 사람이 이 동영상을 봤다. 백씨는 방송에서 “쌀 때 사람들이 많이 먹으면 건강에도 좋고 농가를 돕기도 한다”며 “앞으로 다양한 양파 요리법을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클수록 가격이 싼 기현상도
양파 대풍에 이례적인 가격 역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큰 양파가 작은 양파보다 더 저렴해졌다.
양파는 크기에 따라 9㎝가 넘으면 ‘대과’, 6.5~9㎝는 ‘중과’로 분류한다. 통상 대과는 중과에 비해 10~20%가량 비싸다. 그러나 올 들어선 가격이 반대로 형성됐다. 대과가 중과보다 15%가량 낮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양파 생육이 좋아 평소 30% 미만인 대과 비중이 올해는 50% 이상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중국산 양파가 국내산 양파보다 더 비싸게 거래되기도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산 햇양파 민간 수입 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당 980원 정도였다. 이는 국내산 양파 가격 대비 63%가량 높은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달 중국산 양파 수입량은 전년 같은 달보다 67%나 급감했다.
양파값이 급락하고 물량이 남아돌자 수출로 활로를 찾으려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한 식자재 기업은 창고에 쌓여 있는 양파를 모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로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도 농산물 바이어를 경남 거창, 전남 무안 등 산지에 보내 수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정부도 수출 지원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양파 1만5000t 이상을 태국 베트남 등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수출업체엔 물류비를 기존 ㎏당 204원에서 274원으로 늘려 지원키로 했다. 또 양파 2만6000t을 긴급 수매하기로 했다.
안재광/안효주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