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수율 5배 빠른 먹는 항암제…부작용도 적어
김은석 대화제약 대표(사진)는 주사로 맞아야 했던 약 성분을 지방으로 감싸 위장에서 흡수될 수 있게 하는 기술인 ‘DH라세드(LASED: Daehwa-Lipid based self emulsifying drug delivery)’를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한 제품이 리포락셀액이다. 먹는 항암제인 리포락셀액은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승인을 받았다.

이 약은 위암·유방암 치료제 성분인 파클리탁셀을 지방으로 감싼 것이다. 환자가 약을 마시면 소장에서 약이 흡수돼 효과가 온몸으로 퍼진다. 정맥주사보다 약 성분 흡수율이 다섯 배 빠르고 구토·탈모 등 부작용이 적다. 또 정맥주사와 달리 호흡곤란과 저혈압, 전신 두드러기 등 환자에게 고통스러운 급성 과민반응이 나타나지 않아 의료 현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대화제약은 이 기술을 개발한 지 1년 만인 2017년 중국 제약회사 RMX바이오파마에 283억원에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제품이 출시되면 매출에 따라 기술료를 받을 예정이다. 전망은 밝다. 중국 파클리탁셀 항암제 시장은 연평균 8% 이상 성장하고 있다. 올해 시장 규모는 5500억원에 이른다. RMX바이오파마가 중국의 대형 임상시험 수탁기관인 타이거메드 등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어 리포락셀액의 중국 내 임상시험·인허가 절차도 차질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대화제약은 리포락셀액의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한 추가 연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 외에 중국과 미국에서도 활발히 임상 연구를 하고 있다.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해외사업 전담팀을 꾸려 이란에 기술을 이전하고 미국과는 수출 협상 중이다. 관련 글로벌 특허는 한국 미국 일본 등 12개국에서 보유하고 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