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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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내셔널골프클럽(파72·6657야드).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385만달러) 4라운드 18번홀(파4)에서 단독 선두인 한나 그린(호주)이 두 번째 샷을 그린 벙커에 빠뜨렸다.

먼저 경기를 마친 박성현(26·사진)이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걸 의식한 탓인지 샷이 왼쪽으로 당겨졌다. 그린이 이 홀에서 한 타를 잃으면 박성현과 연장전, 두 타를 잃으면 박성현의 이 대회 2연패가 확정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강렬한 긴장감이 흘렀다.

그린은 그러나 차분하게 벙커샷을 홀컵 1.5m가량에 붙여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2년차 신예로서 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로 장식한 것이다.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

박성현은 그린의 우승이 확정된 뒤 “7번홀(파5)에서 짧은 버디 퍼트를 놓쳐 너무 아쉽다”며 “하나만 더 들어갔어도 연장전에 갈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우승자의 플레이에 점수를 준다면 몇 점을 주겠는가라는 질문에는 “우승한 선수에게 내가 점수를 줄 수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그린은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꿨다. 타수를 유지한 그와 달리 박성현은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를 적어내며 맹추격했다. 그러나 딱 한 타가 부족해 대회 2연패를 아쉽게 놓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으로 생애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르는 강한 인상을 남긴 그다.

올 시즌 ANA인스퍼레이션(고진영), US여자오픈(이정은)을 잇따라 제패한 한국 선수들은 메이저 대회 3연승을 아깝게 놓쳤다. 하지만 순위표 상단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박인비(31), 이미림(29), 김효주(24)가 나란히 4언더파 공동 7위에 올랐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한 유소연(29)이 공동 10위(3언더파), 지난 4월 ANA인스퍼레이션을 제패한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4)이 김인경(31) 등과 함께 2언더파 공동 14위에 자리했다. 이달 초 US여자오픈을 제패한 ‘핫식스’ 이정은(23)은 3라운드까지 6오버파였지만 이날 네 타를 줄여 최종합계 2오버파 공동 30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