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서교환 사실 확인…"김정은이 보낸 친서는 생일축하 편지"
北에 "경이로운 미래 있을 것"…친서 통한 톱다운 돌파구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상호 간에 '매우 우호적인 친서'를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11일 "어제 친서를 받았다"며 김 위원장의 친서 전달을 소개한 데 이어 자신도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며 북미 간 친서 교환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對)이란 추가제재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김정은에게 보낸 친서는 어떤 것이었나'라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그(김 위원장)는 실제 나에게 생일축하의 뜻을 전했다"며 "쌍방간에(both ways) 매우 우호적인 친서였다"고 밝혔다.

그는 "그저 우호적인 친서가 오갔다.

우호적인 친서"라고 말했다.

지난 14일은 트럼프 대통령의 만 73번째 생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냈다고 확인한 친서는 김 위원장이 앞서 자신에게 보낸 친서에 대한 '답신'이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김 위원장이 보낸 친서나 이에 대한 답신으로 자신이 보낸 친서 모두 '매우 우호적'이었다는 뜻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김 위원장과의 '케미'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다만 친서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는 부연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질의응답에 들어가기 전 이란에 대한 추가제재를 언급, 이란의 핵 포기를 촉구하며 "잠재적으로 경이로운 미래(a phenomenal future)를 갖고 있다"고 말한 뒤 "나는 북한에 대해서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이 얘기를 북한에 대해서 해왔다.

나는 북한이 경이적인 미래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나는 이란 역시 경이적인 미래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그들이 훌륭한 미래에 대해 노력해 가는 걸 보길 원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핵 포기 시 '더 밝은 미래'가 보장될 것이라고 강조해온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북한에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촉구한 차원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이 '친서 외교'를 통해 톱다운 돌파구 모색에 나서고, 양측이 이러한 서신 교환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함에 따라 이번 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관련국 정상 간 릴레이 외교전과 맞물려 북미 간 교착 국면이 타개, 대화 재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계기에 지난 20∼21일 방북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곧이어 29∼30일 방한,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갖는다.

특히 방한 기간 남북 접경지인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김 위원장을 향해 어떠한 메시지를 보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백악관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고 두 정상 간에 연락이 계속 진행됐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1일 "어제 친서를 받았다"며 김 위원장의 친서 전달 사실을 소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아름답고 매우 개인적이고 매우 따뜻하며 매우 멋진 친서"라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북한은 한국시각으로 23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받은 친서에 만족을 표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보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면서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깊고 중요하게)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다만 북미 정상 간 서신 왕래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 시사주간지 타임과 지난 17일 인터뷰를 하면서 김 위원장의 친서를 꺼내 "생일축하 편지"라며 "어제 전달받았다"고 언급, 트럼프 대통령이 날짜를 헷갈린 건지 아니면 며칠 사이 추가로 또 받은 것인지를 놓고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