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추워"라고 말하면 에어컨 온도 알아서 제어
메르세데스벤츠의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는 사용자 경험을 가장 우선으로 고려해 개발한 시스템이다. MBUX는 ‘Mercedes-Benz User Experience’의 앞글자를 따 만든 단어다. MBUX는 지난해 초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8’에서 처음 공개됐다. 지난해 2월 공개된 더 뉴 A클래스에 처음 탑재됐다.

벤츠는 올해 초 열린 CES 2019에서는 보다 향상된 MBUX를 발표했다. 가장 최신 버전의 MBUX는 신형 CLA에 장착됐다.

MBUX의 특징은 학습 능력이 있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사용자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또 차량과 운전자, 탑승객 간 정서적 연결을 형성한다. 운전자는 차량 내 비서 같은 MBUX를 통해 각종 편의 장비를 조작할 수 있다. 새로운 콘텐츠도 별도의 선 연결 없이 온라인을 통해 업데이트할 수 있다.

터치로 조작할 수 있는 고화질 와이드 스크린 콕핏(계기판)도 MBUX의 강점 중 하나다. 지능형 음성 인식 컨트롤 시스템도 있다. 이 시스템은 영어로는 “헤이 메르세데스”, 한국어로는 “안녕 벤츠”라고 부르면 활성화된다. 전통적인 차량 내 음성 컨트롤 시스템은 몇 가지 정해진 명령어만 실행할 수 있었지만, MBUX는 자연스러운 대화를 인식할 수 있다. 보다 다양한 명령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아울러 벤츠코리아는 자연스러운 한국어 소통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안녕 벤츠, 내일 부산에서 샌들을 신어도 될까?”라고 물으면 내일 부산지역 날씨를 알려준다. 또 “에어컨 온도를 24도로 낮춰줘”라는 명령 대신 “나 추워”라고 말해도 알아서 차량 내 온도를 제어한다.

개인별 맞춤 설정도 가능하다. 와이드 스크린 콕핏 핏 디스플레이는 클래식, 스포츠, 프로그레시브, 디스크릿 등 네 가지 스타일로 제공된다. 중앙의 10인치 디스플레이 화면 구성도 개인이 조정할 수 있다. 일반 시계 대신 아날로그 시계를 적용하거나 주행 기록 또는 재생 중인 라디오 채널 정보 등 원하는 정보를 표시할 수 있다. 좌석 위치나 자주 듣는 라디오 채널, 내비게이션 방향 등 설정은 모두 MBUX의 사용자 프로필에 저장된다. 두 명의 운전자가 차량을 함께 쓰면, 각자 자신이 선호하는 설정을 저장해놓고 운전할 때마다 불러낼 수 있다는 의미다.

MBUX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학습역량을 갖췄기 때문에 사용자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 매주 화요일 퇴근길에 어머니에게 전화를 자주 거는 사용자에게는 이 시간대에 어머니 전화번호를 화면에 표시하는 방식이다. 매일 특정 시간에 뉴스를 듣는 사용자를 위해선 재생 중인 라디오 음악채널에서 뉴스채널로 전환할지 묻기도 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