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지의 글로벌컴퍼니] 올림픽 마케팅으로 이름값 올리는 '멍니우'
중국의 유제품 업체 멍니우(蒙牛·Mengniu)가 올림픽 마케팅으로 이름값을 올리고 있다. 중국 시장에선 이리유업에 이어 유제품 점유율 2위에 머무르고 있지만 월드컵, 올림픽 등 스포츠 후원을 통해 국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펼친다는 분석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미국 음료제조업체 코카콜라, 중국 멍니우와 총 30억달러 규모의 올림픽 후원 계약을 맺었다고 24일 발표했다. 이 회사들은 비알콜 음료 부문 공식 파트너로서 2021~2032년 10년간 올림픽을 공동 후원할 계획이다. 이 기간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2024년 파리 올림픽 등 6번의 올림픽이 열린다.

FT는 “이번 거래로 향후 10년간 세계 최대의 스포츠 행사가 안정적인 재정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두 나라 대기업의 협력을 보여준다”고 했다.

[심은지의 글로벌컴퍼니] 올림픽 마케팅으로 이름값 올리는 '멍니우'
멍니우는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이번 올림픽 후원사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멍니우는 2008년 중국을 뒤흔든 ‘멜라민 분유 파동’으로 위기를 겪었다. ‘멜라민 분유 파동’은 분유에 플라스틱 원료인 멜라민이 들어간 사건이다. 당시 영유아 6명이 숨지고 30만명이 신장결석 등을 앓게 되면서 중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스캔들에 연루된 중국의 여러 유제품 업체들 중 멍니우도 끼었다. 멍니우는 “액상 우유 제품은 모두 안전하다. 멜라민이 함유된 일부 제품은 모두 중국 본토에서만 판매됐다”고 했다.

이후 재기를 노린 멍니우는 유제품의 품질을 관리하기 위해 대형 직영 농장을 운영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엔 공식 스폰서는 아니었지만 각종 매체에서 이름을 올리면서 이미지 제고에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선 공식 후원사 자리를 얻었다. FT는 “멍니우가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 일본 자동차업체 도요타, 중국 인터넷그룹 알리바바 등과 함께 IOC 공식 후원사로 이름이 오르면서 수십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