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항구에 정박한 배에 전기를 공급하는 ‘육상전원공급설비’(Alternative Maritime Power, AMP)’가 부산항 등 3개 항만에 시범 도입된다. 항구의 선박들은 필수 설비를 운영하기 위해 자체 유류 발전기를 가동하고 있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막대한 양의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다.

해양수산부는 부산·인천·여수광양 항만공사 및 현대상선 등 5개 선사,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 등 3개 터미널운영사와 이 같은 내용의 협약을 체결한다고 25일 발표했다. 협약에 따라 항만공사는 AMP를, 선사들은 선박에 연결 케이블 등 관련 시설을 연말까지 설치하기로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번 사업에는 국비 88억원이 투입된다”며 “2021년 말까지 AMP 설치 장소를 전국 12개 항만으로 늘리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향후 AMP 설치가 확대되면 부산 인천 등 항구도시 대기오염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부산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7년 기준으로 ㎥당 26㎍로, 전국 7대 도시 중 1위를 기록했다. 이 중 선박 배출 초미세먼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수준에 달한다는 게 국립환경과학원 설명이다. 오운열 해수부 항만국장은 “이번 시범사업만으로도 부산시 초미세먼지 배출량의 2.7%인 68t이 감축될 것”이라며 “AMP 설치를 적극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대기오염물질인 황산화물 배출 규제를 강화하는 ‘해양환경관리법 시행령 일부개정안’도 통과됐다. 2016년 국제해사기구(IMO)가 의결한 해양오염방지협약에 따라 2020년부터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최대 3.5%에서 0.5%로 줄이는 게 골자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