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당에 납품된 중국산 조개젓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보건당국은 올해 A형 간염 환자가 늘어나는 것과의 연관성이 있는지 추가 조사를 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A형간염 환자 네 명이 서울의 한 식당에서 먹은 조개젓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돼 역학조사를 진행중이라고 25일 발표했다.

이 제품은 인천 남동구에 있는 한마음식품에서 중국산 조개를 활용해 만든 제품(유통기한 2020년3월15일)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환자들이 먹은 것과 제조사가 같은 미개봉 제품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돼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를 하고 있다.

올해 조개젓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지난달 21일 경기도의 한 식당, 지난 10일 서울의 한 반찬가게에서 유통된 조개젓에서 각각 A형 간염 바이러스가 나왔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개봉된 제품에서 바이러스가 나와 조개젓이 원인인지, 유통과정이 원인인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미개봉 제품에서 바이러스가 나왔기 때문에 보건당국은 조개젓 자체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환자들이 조개젓을 먹은 식당에서 더이상 조개젓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했다. 음식을 만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항체 검사도 했다.

조개젓은 끓이지 않고 염장해 먹는 식품이다. 이 때문에 A형 간염 바이러스가 바다에서부터 감염됐는지, 생산 과정에서 감염됐는지 등은 알 수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추가 원인 조사를 할 계획이다.

올해 A형간염 신고 환자는 796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47명) 보다 5.5배 늘었다. 30~40대가 전체 환자의 73.8%를 차지한다. 인구 10만명당 신고 환자는 대전, 세종, 충북, 충남 순으로 많다. 이들 지역에는 여러 유형의 A형 간염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한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총괄과장은 "A형 간염은 수인성 식품 매개 감염병이기 때문에 지하수를 쓰거나 끓이지 않은 음식을 통해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흐르는 수돗물에 잘 씼어 먹고 음식을 익혀 먹어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