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강자인 신세계그룹이 27일부터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시작한다. 막강한 상품 구매력과 품질 경쟁력을 갖춘 신세계의 가세로 그동안 쿠팡 마켓컬리 등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이 주도해온 새벽배송 시장에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최우정 SSG닷컴 대표는 25일 경기 김포에 있는 온라인 물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신선식품 새벽배송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발표했다. SSG닷컴은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트레이더스 등 그룹 내 주요 유통채널의 온라인 부문을 떼어내 설립한 온라인 통합 법인이다.

SSG닷컴은 우선 서울 11개 구에 거주하는 소비자들로부터 주문을 받아 새벽배송을 시작한다. 강서·양천·마포·서대문·영등포·구로·용산·동작·서초·강남구 등 10개 구 전역과 송파구 잠실을 우선 배송 대상 지역으로 정했다. 새벽배송 물류 거점인 김포 물류센터(네오2호)에서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등을 통해 신속하게 도달할 수 있는 지역들이다. 신세계는 이르면 올해 말 세 번째 물류센터가 가동되면 새벽배송 가능 지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SG닷컴이 시작하는 새벽배송의 최대 강점은 다양한 상품이다. 새벽배송 가능 품목이 1만여 개에 이른다. 이 중 식품은 신선식품 2200개를 포함해 8000여 개나 된다. SSG닷컴 측은 “경쟁사에 비해 신선식품 종류가 두 배 이상 많다”고 밝혔다.

신선식품은 유기농 식재료와 베이커리, 반찬, 밀키트 중심이다. 이마트 자체상표(PB)인 ‘피코크’와 ‘노브랜드’, 지역 맛집 상품 등 다른 곳에선 구매하기 어려운 단독 상품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신세계가 마트와 백화점 사업을 해오면서 구축한 산지의 판매자 네트워크와 상품 경쟁력을 이번 새벽배송에 그대로 담았다.

주문과 배송 시간도 강점이 있다. 주문은 밤 12시까지 받는다. 전국에 자체 물류센터를 보유한 쿠팡을 제외하면 밤 12시까지 주문을 접수하는 유통업체는 거의 없다. 새벽배송 시장을 개척한 마켓컬리도 밤 11시까지 주문을 받는다.

상품이 소비자가 주문한 곳에 도착하는 시간도 한 시간 앞당겼다. 대부분이 아침 7시 이전까지 가져다주는 것에 비해 SSG닷컴은 오전 6시에 배송을 끝내기로 했다.

과대 포장도 최소화했다. 재사용할 수 있는 ‘알비백’이란 보랭가방 안에 넣어 상품을 보내준다. 그만큼 스티로폼, 택배박스 등의 사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SSG닷컴은 이 가방을 재사용하는 소비자에겐 1회당 500원 상당의 포인트를 주기로 했다. 다음 배송 때 집 앞에 걸어두면 배송 기사가 회수해 간다.

향후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트레이더스 등 기존의 오프라인 매장을 새벽배송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SSG닷컴 새벽배송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영업 부진 점포를 새벽배송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하면 서비스 지역이 넓어질 수 있다.

김포=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