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신뢰지수 한달새 급락…"무역갈등 탓 앞으로 더 위축될 수도"
美가계 지갑닫히나…경기·고용비관에 소비심리 21개월만에 최저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되고 미국 고용시장 열기가 식는 가운데 미국의 소비심리가 1년 9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비영리 민간 경제조사기관인 콘퍼런스보드 조사 결과,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달 131.3에서 이달 121.5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9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신뢰지수는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수다.

지수가 높을수록 소비자들이 경기를 좋게 평가하고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할 의향이 크다는 의미다.

국가 경제의 한 축인 가계는 대체로 경기 부진이나 고용 불안을 느낄 때 지갑을 닫는다.

소비자신뢰지수 하락에는 최근 다시 긴장이 고조된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 고용시장에 대한 비관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미국 소비자들의 고용시장 전망은 보다 비관적으로 바뀌었다.

일자리가 충분하다고 답한 응답자 비중은 지난달 45.3%에서 이달 44.0%로 줄었고,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답한 응답자는 지난달 11.8%에서 이달 16.4%로 늘었다.

단기적으로 소득 전망이 개선될 것으로 보는 이들의 비율은 22.2%에서 19.1%로 하락했다.

고용과 소득뿐만 아니라 현재와 향후 경기에 대한 미국 가계의 의견도 더 비관적으로 바뀌었다.

소비자들이 현재 경기를 평가하는 지수는 지난달 170.7에서 이달 162.6으로 전달보다 8.1포인트 하락했다.

경기를 전망하는 지수도 같은 기간 105.0에서 94.1로 11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향후 6개월 동안 경영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은 전달 21.4%에서 18.1%로 하락하고 악화할 것이라는 의견은 8.8%에서 13.1%로 상승했다.

현재 미국 경제에서 가장 큰 악재는 교역 상대국들과의 통상마찰이 거론되고 있다.

콘퍼런스보드의 경제지표 선임 담당자 린 프랑코는 "이달 초 무역과 관세 긴장이 고조돼 소비자 심리가 흔들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프랑코는 "소비자신뢰지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지속적인 불확실성으로 인해 지수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고, 어느 시점에는 지수가 떨어지기 시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